“도장이 반만 찍혔는데…” 선거 때마다 기표소 안팎서 속출하는 ‘단골’ 질문들

유·무효 가르는 결정적 기준, ‘특정 후보 기표 칸이 타인의 눈에 노출됐는가’

스마트폰 촬영 등 과거 ‘투표지 노출’ 적발 사례들은 예외 없이 ‘즉각 무효 처리’

여야 공방 핵심도 결국 ‘노출 여부’… 카메라 피해 가렸다면 유효, 보였다면 불법

이재명 대통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사전 투표 중 기표 도장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사전 투표 중 기표 도장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투표 도중 기표소 밖으로 나와 선관위 직원에게 기표 상태를 문의한 일을 두고 정치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비밀투표 원칙을 훼손한 명백한 무효 사유”라며 공세를 폈고, 더불어민주당은 “투표 과정의 단순 해프닝”이라며 맞섰다.

선거 때마다 “도장이 번졌다”, “잘못 찍었다”며 당황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과거 선거에서는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을까? 있었다면 유효일까, 무효일까?

과거에도 기표소 밖으로 나와 물어본 사례가 있을까? 실제로 종종 발생하는 단골 사례다.

인주가 제대로 묻지 않아 도장이 반만 찍혔거나, 투표지를 접을 때 인주가 다른 칸에 번져 무효표가 될까 봐 우려한 유권자들이 기표소 밖으로 나와 현장 직원에게 확인을 요청하는 일은 선거 때마다 발생한다. 단순히 “도장이 반만 찍혔는데 유효하냐”고 묻는 행위 자체는 과거에도 선관위 직원의 안내를 받고 다시 기표소로 들어가 투표를 마치는 방식으로 처리되어 왔다.

그렇다면 과거 유사 사례들의 유·무효 판정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핵심은 ‘기표 내용(누구를 찍었는지)이 타인에게 보였는가’이다.

과거 선관위 규정과 판례에 따르면,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투표지를 보이지 않게 가리거나 뒤집은 채 상태만 물어봤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밀투표 원칙이 지켜졌기 때문에 정상적인 유효표로 처리된다.

반면, 자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명확히 보일 정도로 투표지를 들고 나와 “이렇게 찍었는데 괜찮냐”며 선관위 직원이나 주변 참관인들에게 노출한 경우는 예외 없이 현장에서 즉각 무효표로 처리됐다. 공직선거법 제167조(비밀투표)에 따라 유권자는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타인에게 공개할 수 없으며,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선거에서 가장 많이 적발되는 유사 노출 사례는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SNS에 올리거나 외부에 전송하는 행위다. 이는 의도적인 ‘투표지 노출’로 간주되어 적발 시 표가 무효 처리가 된다. 동시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되어 벌금형 등의 사법 처벌을 받은 판례가 다수 존재한다.

과거 사례들에 비추어 볼 때 이 대통령의 행위가 법 위반인지 아닌지를 가를 기준은 ‘선관위 직원에게 질문할 당시, 특정 후보에게 기표한 면이 주변 사람이나 취재진의 카메라에 실제로 노출되었는가’이다.

국민의힘은 당시 수십 대의 방송 카메라 앞에 투표지가 노출되었으므로 ‘선거 개입 의도가 있는 공개 투표’라며 무효표라고 주장하고, 이에 민주당은 단순히 인주 상태를 확인하려던 과정이었을 뿐 의도적인 노출이 아니라고 맞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경연 기자(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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