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조건 불만족, 군사행동 재개할 수도”
이란혁명수비대 “美 공격에 공군기지 반격” 주장
이란 “美, 병력철수‧봉쇄해제 약속” MOU 공개
휴전 유지한 채 신경전은 계속, 충돌 확전 가능성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28일(현지시간)로 석 달째를 맞은 가운데 합의 임박까지 갔던 종전협상 분위기는 다시 호르무즈해협에서 국지적 충돌이 일어나면서 급변했다.
양측은 나란히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서로 승리를 주장했으나 이날 공습을 교환하면서 강대강 대치로 돌아설지 기로에 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각료회의에서 합의 불발 시 전쟁 재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특유의 압박 화법을 구사했다. 그는 “합의가 안 되면 그냥 일을 끝내야 할 것(finish the job)”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미국은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핵·군사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에 나서며 대이란 전쟁을 전면 개시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종전 돌파구는 쉽게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양측은 지난달 8일부터 휴전 상황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종전 협상 타결에 가까워졌다는 메시지를 나란히 쏟아냈다. 당시 합의 임박 분위기를 띄우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내 태세를 바꿨다. 그는 ‘서둘러 합의를 보려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거나 대단하고 의미 있는 합의가 되거나 아예 노딜이 될 것’이라며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공화당 강경파조차 이란 핵 문제를 추후 논의 대상으로 돌린 MOU 초안을 놓고 양보가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상황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앞서 27일 미군 철수를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MOU 초안을 띄우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MOU 비공식 초안에서 미국이 이란 주변에 주둔한 병력을 철수하고 해상 봉쇄도 푸는 조항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종전안에 불만족을 표시하며 언제든 군사행동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세 전환 속에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27일 두 번째 공격을 단행했다. 앞서 지난 25일 해협 인근에서 미군에 의한 소규모 대이란 공습이 발생한 지 이틀 만이다. 미군은 이날 미군 병력과 호르무즈 해협 상선 항행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이란 내 군사 시설 한 곳을 공습했으며, 미군에 유사한 위협을 가한 이란 공격용 드론 4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도 이날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과 이 기관에 협력하는 모든 개인 또는 단체를 ‘특별지정국민 및 차단대상’(SDN)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미국의 공습에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서며 이란 방공망을 가동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28일 미국의 공격에 대응해 미 공군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방송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오전 4시 50분께 한 미 공군기지를 표적 타격했다. 미군이 이날 오전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를 겨냥해 추가 공습을 감행하자 해당 공격의 발신지인 공군기지를 대상으로 즉각 반격했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 기지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같은 날 미군 기지가 위치한 쿠웨이트 영공에서 미사일 공격이 포착되면서 이란의 공격 표적이 쿠웨이트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로이터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앞서 쿠웨이트군은 이날 엑스(X)에서 쿠웨이트 방공망이 현재 적대적인 미사일·드론 공격에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쿠웨이트는 미군 주둔 기지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가 있는 곳으로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공격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표적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군의 공격을 침략이라 규정하며 이러한 일이 반복된다면 더 결정적인 대응이 이어질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침략자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공습에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고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국지적 충돌이 중동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외교적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과 무력 충돌의 위험이 공존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불씨가 다시 점화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휴전이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언제든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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