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호황에 수출 9244억달러 전망

네덜란드 제치고 ‘수출 4강’ 가능성

반도체 비중 30~40%… 쏠림 구조는 부담

지난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한국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면서 연간 수출액은 처음으로 9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중동 전쟁 리스크, 고유가 변수는 하반기 불확실성으로 지목됐다.

산업연이 26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GDP 증가율은 2.5%로 전망했다. 상반기 성장률은 2.9%, 하반기는 2.1%로 예상했다.

국내 경제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과 관련 비용 상승이 소비와 생산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다만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경기 호조가 투자와 수출 증가세를 뒷받침하면서 연간 2.5% 안팎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미국·이란 전쟁 여파가 우려했던 것보다 경제가 상당히 선방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2.9% 증가할 것으로 봤다. 주요 기업 실적 개선과 AI 첨단산업 투자 수요가 증가세를 뒷받침하겠지만, 비IT 업황 부진과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은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건설투자는 민간 회복 지연에도 건설수주 증가세와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에 힘입어 0.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 전환이다.

수출 규모만 보면 한국이 네덜란드를 제치고 세계 4위 수출국에 오를 가능성도 커졌다.

산업연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와 정보통신기술(ICT) 호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수출이 9244억달러로 전년보다 30.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양팽 산업연 전문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경기를 이끄는 것은 개인 소비가 아니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라며 "일반 소비심리나 경기 흐름과 반도체 경기가 다소 괴리된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산업연은 중동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등을 주요 대외 변수로 꼽았다. AI 수요 기반의 ICT 경기 호조 지속 여부와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도 변수로 지목됐다.

대내적으로는 소비 회복과 투자 호조 지속 여부, 해외 통상 여건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영향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 역시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올해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30~40% 수준으로 추산된다. ICT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더 커진다. 특히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에는 가격 상승 영향도 적지 않다고 분석한다.

산업연은 반도체 생산이 단기간에 급증하기 어려운 만큼 현재 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때 400~500%까지 치솟았던 가격 상승률은 최근 전월 대비 10~20% 수준으로 둔화되며 점차 안정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물건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수요가 높아졌다는 의미인 만큼 좋은 신호지만, 그렇게 벌어들인 수익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고민해야 한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심의 기존 구도 속에서 중국 업체들이 새로운 여지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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