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27일 출시
차별화 방법 없다…대형사 쏠림 우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상장지수펀드(ETF) 보수·마케팅 경쟁 관리에 나서면서 운용사들의 차별화 전략이 좁아지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보수 인하와 판촉 경쟁에 제동이 걸리자 업계에서는 결국 브랜드 인지도와 유동성 공급 역량을 갖춘 대형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출시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들은 최근 총보수를 기존 0.091%에서 0.0901%로 0.0009%포인트(p) 인하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총보수 0.0910%를 제시하며 업계 최저 수준을 내세웠지만, 경쟁사들이 잇달아 보수를 재조정하면서 '최저 보수'를 앞세운 차별화 전략은 사실상 힘을 잃게 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감독원이 최근 ETF 시장 경쟁 과열을 우려해 관련 관리·감독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지난달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신규 ETF 출시 및 보수 인하 과정에서 사전 협의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의 지침을 안내했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은 증권신고서 제출 전 상품 보수 체계와 동종 상품 대비 적정성 등을 사전에 점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운용이 제시한 0.0901% 수준이 사실상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총보수의 하한선으로 자리 잡으면서, 후발 운용사들도 이에 맞춰 보수를 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마케팅 방식에 대한 관리도 강화했다.
최근에는 자사 ETF 투자 고객에게 경품이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의 유치 이벤트를 사실상 제한하는 지침을 내렸고, 이에 따라 이벤트를 준비하던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은 관련 계획을 철회했다.
기자간담회나 투자 세미나 역시 투자 권유 성격의 표현을 자제하고, 상품 구조와 투자 위험 고지를 중심으로 진행하도록 기준이 마련됐다. 투자자 보호와 과열 경쟁 방지가 목적이다.
업계에서는 차별화 수단이 제한되면서 시장 경쟁 환경이 대형사 중심으로 편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라는 동일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상품이 출시되는 만큼 운용사별 차별화 요소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보수와 마케팅마저 제약을 받으면 브랜드 인지도와 유동성 관리 역량을 갖춘 대형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초기 거래량과 시장 유동성이 중요한데, 대형 운용사들은 유동성공급자(LP) 네트워크와 유동성 공급 역량 측면에서 상대적 강점을 갖고 있다"며 "보수와 마케팅 경쟁까지 제한되면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도 대형사 쏠림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운용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보완하기 위해 이벤트나 마케팅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데 관련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경쟁 여건이 더 제한된 측면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시장 내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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