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 교착에 최고가격제 유지
최고가격 조정 주기 4주로 확대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또 동결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 안팎에서 횡보하고 중동 정세도 답보를 이어가자 정부는 내일 자정부터 시행되는 6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유가 변동성이 초기보다 줄어든 만큼 정부는 최고가격 조정 주기를 기존 2주에서 4주로 늘리기로 했다
2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오는 22일 0시부터 적용되는 최고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지난 3월 27일 조정 이후 현재까지 동결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최고가격을 동결한 배경에는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되는 듯했지만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고, 미중 정상회담도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도 국제유가는 다시 반등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0.5% 오른 배럴당 105.53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6% 상승한 98.84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WTI는 2월 27일과 비교하면 각각 45.6%, 47.5% 오른 수준이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에도 누적 인상 요인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5차 최고가격제 기준으로 휘발유는 리터당 200원대의 누적 인상 요인에 큰 변동이 없고, 경유와 등유는 누적 인상 요인이 일부 내려온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종료의 전제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를 다시 강조했다. 당초 정부는 최고가격제 예산을 6개월 기준으로 편성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운영 기간도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국제유가 안정 흐름이 확인돼야 출구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 실장은 “안정화 판단되려면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에 다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정부는 최고가격제 조정 주기를 현행 2주 단위에서 4주로 늘리기로 했다. 중동 전쟁이 교착 상태에 머무르며 국제유가 변동성이 전쟁 초기보다 줄어든 점을 반영한 조치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3차 최고가격제 이후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부 주유소를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내려가며 휘발유는 리터당 2011원, 경유는 2005원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전체 주유소의 약 95%는 가격 변동이 없고 실제 가격이 움직인 곳도 3~4%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주유소 사업자의 재고 관리와 소비자·생계형 운전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조정 주기 변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등 중동 상황에 변화가 생기면 4주 주기와 관계없이 최고가격을 신속하게 조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대체 물량 확보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민관 합동 대응으로 5월 원유 도입 물량을 예년 대비 90% 이상 확보했고, 전략경제협력특사단 파견 등으로 약 3억배럴의 대체 원유도 들여왔다.
원유 확보율은 6월 81%, 7월 84.4% 수준이다. 정부는 7월까지는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제 원유 재고 감소와 호르무즈 해협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8월 이후 수급 압박 가능성은 계속 살펴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일각의 ‘8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양 실장은 “원유 수급은 안정화되고 있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 수급 불안 압박이 커질 수 있는 만큼 8월 상황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ka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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