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원청의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하청노조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의 구 노동조합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기준에 관한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

다수의견은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기존 법리는 타당하다”며 “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청이 근로자를 지휘·감독하며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에만 사용자로 볼 수 있다는 기존 기준을 재확인했다.

또 “원청이 하청노조에 대해 지배·개입하지 않을 의무를 넘어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해석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흥구·오경미·신숙희·마용주 대법관은 별개 의견에서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원청도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며 판례 변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하청노조가 2016년 원청이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한다며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거부되자 2017년 제기됐다. 1심과 2심 모두 원청의 교섭 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2018년 12월부터 사건을 심리해 왔으며, 판결 선고까지 장기간 심리가 이어졌다.

한편 올해 3월에는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시행됐다. 개정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경우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에따라 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 요구가 이어지면서 원·하청 간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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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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