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 10.5% 재원 설정

DS 6억 받을때 DX 600만+α

DS 적자부서도 최대 2억이상

파업 막았지만 조직통합 과제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일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왼쪽)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오른쪽)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환(가운데)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일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왼쪽)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오른쪽)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환(가운데)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을 단 1시간 앞두고 성과급 개편안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100조원의 피해가 예상됐던 사상 초유의 파업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합의안을 두고 벌써부터 조합원 사이에서는 찬반이 엇갈리며 내부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최대 수준”이라는 평가와 “특정 사업부만 유리한 구조”라는 반발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특히 완제품(DX) 부문의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안대로면 연봉 1억원인 직원을 전제로 반도체(DS) 부문 내 메모리 사업부 임직원은 올해 6억원 안팎의 성과급이 예상되지만, DX 부문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에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받는 정도다.

여기에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마저 2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 합의에 따른 DX 부문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일부 조합원들은 DS 부문 내부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조합원은 “메모리랑 다른 사업부 간 체감이 너무 다르다”며 “결국 같은 DS 부문 안에서도 또 갈라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최대 6억 성과급”… 성과급 구조 개편에 관심 집중

21일 업계와 조합원 커뮤니티 등을 확인해 본 결과 이번 잠정 합의안 통과 직후 다수의 조합원들은 “사실상 역대급 성과를 끌어낸 협상”이라며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업부 간 분배 구조와 장기 성과 조건 등을 문제 삼는 반대의 글도 적잖게 올라왔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DS 부문에 신설되는 특별경영성과급이다. 해당 성과급은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며 상한 없이 지급되는 구조다. 이를 기반으로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연봉 1억원 기준 최대 약 6억원 수준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통 조직과 사업부 간 배분 구조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체 재원의 40%는 DS 부문 전체에 우선 배분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로 나눠 지급된다. 이 과정에서 사업부별 체감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메모리 사업부와 적자 사업부 사이에서 온도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적자 사업부 구성원들을 중심으로는 “메모리를 제외한 구성원을 버린 협상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다.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17일 회사 측 제시안과 비교하며 “오히려 기존 안보다 후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성과급 재원 구조 자체가 장기적으로 내부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조합원들은 “재원이 고정되면 결국 누군가는 덜 받아야 하는 구조”라며 “사업부 간 경쟁과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찬성 의견을 보이는 조합원들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정부 중재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타결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조합원 게시판에는 “파업 카드를 소진하지 않고 결과를 만든 것 자체가 성과”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협상 막판 정부와 여론의 압박 속에서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조합원은 “정부까지 나선 상황에서 노조가 끝까지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협상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일부 조합원들은 “기존 강경 기조에서 왜 갑자기 방향이 바뀌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장기 성과 조건이 과도하게 설정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조합원들은 “200조원, 100조원 기준은 현실적으로 너무 높은 조건”이라며, 실제 지급 가능성이 제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표 통과 가능성 높지만… 내부 균열 장기화 우려”

이번 잠정 합의안은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현재 분위기에서는 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지만, 찬성과 반대가 동시에 강하게 존재하면서 조직 내부 균열이 남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사 갈등이 장기간 이어졌던 만큼, 합의안이 통과되더라도 향후 추가 교섭 과정이나 조직 운영 과정에서 후유증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노사는 전날까지 성과급 재원 규모와 사업부별 배분 기준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 절차가 결렬되는 등 파업 위기 상황까지 치달았으나, 이날 최종 교섭 과정에서 정부의 중재 속에 노사가 한발씩 물러서며 합의에 이르게 됐다.

이번 합의안은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DS 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설정해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핵심이다.

재원 배분 방식은 DS 부문 전체 40%, 사업부별 60%로 나누고 적자 사업부에 대한 차등 지급은 1년 유예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등 성과급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성격을 갖는다.

이날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 부문장(부회장)은 사내 게시판 담화문을 통해 “비록 협상 과정에서 이견도 있었지만, 회사를 위하는 마음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갈등의 시간을 뒤로 하고,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아 나아가는 일”이라고 사내 결속을 당부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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