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방지… 의전원 학비 전액 지원하되 불이행 시 면허 취소
“의사인 줄 알았는데 AI?”…가짜 영상 활용 약품·화장품 추천 전면 금지
직장 내 성희롱 ‘사장님 친척’도 과태료… 난임 치료 유급 휴가 4일로 확대
주가조작 포상금 ‘30억 상한’ 전격 폐지… 4시간45분간 최장 국무회의
정부가 공공의료 인력 확충과 시장 교란 행위 근절을 골자로 하는 대대적인 법제도 정비에 나섰다.
정부는 2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통해 양성된 의사가 면허 취득 후 15년간 공공의료 분야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0건, 대통령령안 18건, 일반안건 2건 등이 함께 처리됐다.
이번에 통과된 국립의전원법안은 재학 중인 학생에게 입학금, 수업료, 교재비, 기숙사비 등 학업 수행에 필요한 경비 전액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명시했다. 다만 혜택에 따른 엄격한 의무 조항을 뒀다. 학위를 취득하고 국가고시에 합격해 의사면허를 발급받을 때,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에서 반드시 “15년 동안 의무복무 할 것”을 조건으로 명시했다. 만약 이 의무 복무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정부는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의사 면허를 정지 또는 취소할 수 있다.
산업 및 민생 현안과 직결된 법안들도 대거 문턱을 넘었다. 자원 안보 강화를 위해 핵심 광물 범위에 광산물을 포함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관계 행정기관으로부터 관세법에 따른 과세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 ‘국가자원안보특별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보건·의료 분야의 규제도 한층 촘촘해졌다. 약사 또는 한약사는 단 하나의 약국만을 개설·운영하도록 제한했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영상을 활용한 의사 등의 가짜 전문가가 의약품이나 화장품을 추천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약사법 및 화장품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근로자 복지와 권리 보호를 위한 법안도 보완됐다. 난임 치료 휴가 기간 6일 중 유급 휴가 기간을 기존 2일에서 4일로 두 배 확대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처리됐다. 아울러 직장 내 성희롱 처벌 대상을 확대해 사업주 본인뿐만 아니라 법인 대표자, 그리고 사업주나 법인 대표자의 친족인 상급자·근로자가 성희롱을 저지른 경우에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감시망도 강화된다. 주가조작 등 금융 범죄의 내부고발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기존 30억 원이었던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행위 신고 포상금의 지급 상한을 전면 폐지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예산 지출과 관련해서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유해 재수색 작업 등에 소요되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운영 경비를 일반 예비비로 편성했다. 이와 함께 과거사 국가소송에서 정부가 상소를 취하하거나 포기함에 따라 배상금 수요가 급증한 점을 고려해, 미지급된 국가배상금 지원 예산을 목적 예비비로 지출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는 중동전쟁 발발에 따른 비상 국정운영 및 각 분야 대응 현황 토의와 함께,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이해 각 부처가 거둔 국정 성과 보고, 비공개 안건 심의 등이 촘촘하게 진행됐다. 회의는 총 4시간 45분 동안 이어졌으며,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긴 시간 동안 진행된 국무회의로 기록됐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