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로이터=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지난 16개월간 투자와 파트너십에 900억달러(약 136조원)를 쏟아부으며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회사 공시와 피치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엔비디아가 지난 1월 25일까지 1년간 약 470억달러(약 71조원)를 투자·파트너십에 집행했으며, 이후 4개월간 430억달러(약 65조원)를 추가로 투자 대상으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투자 대상 기업은 145개를 넘으며 AI 모델 개발사, 클라우드 사업자, AI 인프라 업체 등 AI 생태계 전반을 망라한다.

이 같은 투자 규모는 최근 회계연도 영업 현금흐름의 약 40%에 달한다. 빅테크 가운데 스타트업 투자 비중이 가장 큰 알파벳의 현금흐름 대비 딜 비중(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투자 전략의 핵심은 자사 독점 인터커넥트 기술 ‘NV링크’ 호환성을 조건으로 한 파트너십이다.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시파이브(SiFive)는 NV링크 호환을 약속한 뒤 엔비디아의 투자를 유치했고, 칩 업체 마벨(Marvell)도 지난 3월 20억달러(약 3조원) 투자와 함께 유사한 협약을 맺었다.

엔비디아는 투자 기업들에 자사 오픈소스 AI 모델 ‘네모트론(Nemotron)’ 사용도 독려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빅테크의 자체 AI 칩 개발에 맞서 신흥 AI 클라우드 업체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초에는 클라우드 업체 아이렌(Iren)과 5년간 34억달러(약 5조1000억원)에 GPU 용량을 임차하는 동시에 최대 21억달러(약 3조2000억원)를 지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최대 딜은 추론형 AI 칩 개발사 그록(Groq)과의 200억달러(약 30조원) 규모 기술 라이선스·인재 영입 계약이었다.

지분 투자와 별도로 엔비디아는 부품 공급 및 제조 능력 확보를 위해 950억달러(약 143조원)를 추가 투입하며 공급망 장악도 병행하고 있다. 광학 부품업체 코히런트·루멘텀에 각각 20억달러, 광섬유 제조사 코닝 주식 매입권에 32억달러(약 4조8000억원)를 투자했다.

이러한 광폭 행보는 전 세계 경쟁 당국의 감시를 불러오고 있다. 엔비디아는 사업보고서에서 미국·EU·영국 등 규제 당국이 기초 모델 개발사와의 투자·파트너십 계약에 대해 “폭넓은 정보 요청”을 해왔다고 공시했다.

시파이브의 패트릭 리틀 CEO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AI 시장을 “5수에서 10수 앞”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꿰뚫어 보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폰(pawn·체스의 최약체 말)을 한 칸 전진시키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 폰이 퀸(queen)이 되는 것을 원한다”고 전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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