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7월부터 ‘관리급여’ 지정
가격 절반 이하… 치료 횟수도 제한
도수치료 보험금 지급액 1兆… 보험금 누수 방지
'부르는 게 값'이었던 도수치료에 강력한 메스를 들이댄다. 정부가 가격을 정하고, 치료 횟수까지 제한하는 관리급여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도수치료가 실손보험금 누수의 대표적인 항목으로 지목된 만큼 보험사들은 부담 완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도수치료의 최종 수가를 결정할 방침이다. 수가는 1회 4만원대 초반 수준이 유력하다. 현재 도수치료 평균 가격이 약 11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셈이다.
연간 치료 횟수도 제한한다. 일반 환자는 일주일에 2회, 연 최대 15회만 도수치료를 받을 수 있다. 재활 환자의 경우 9회를 추가해 연간 총 24회까지 인정한다. 이 같은 방안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도수치료의 수익성을 낮춰 의료 자원이 다시 필수 의료 분야로 흐르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필수 의료 중심으로 의료 체계를 정상화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가격 제한이 없어 병원이 자의적으로 의료비를 정하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도수치료의 전국 평균 가격은 11만3195원으로 집계됐다. 최대 금액은 60만원, 최소 금액은 300원으로 2000배나 차이가 났다.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가격을 정부가 정하고, 진료비 본인부담률 95%를 적용한다. 5%만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원이 되는 구조다.
관리급여는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등 사회적 편익 제고를 목적으로 적정 의료 이용을 위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 해당 의료 행위를 '예비적' 성격의 건강보험 항목으로 선정해 요양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4개 손해보험사의 도수치료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1조3858억원으로, 비급여 항목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교정 목적으로 도수치료를 하거나, 실손 한도에 맞춰 진료비를 '쪼개기 청구'하는 등 오남용 문제도 꾸준히 발생했다. 이 같은 비급여 과잉 진료 문제는 손해율 악화로 이어졌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세대 113.2%, 2세대 112.6%, 3세대 138.8%, 4세대 147.9%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보통 손해율 10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도수치료를 통해 나가는 실손보험금 규모는 적지 않다. 지금까지는 병원별로 비용이 제각각이어서 관리가 어려웠다"면서 "관리 급여로 지정돼 특정 가격대로 정해진다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 산정에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리급여로 지정돼도 보험 가입자의 부담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 누수가 줄어들면 장기적으로는 실손보험료 인하 역시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수치료는 비급여 과잉 진료 논란이 이어져 왔다. 관리급여로 편성되면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실손보험 손해율 안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면 장기적으로는 실손보험료 인하 유인이 생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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