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이 자궁경부암만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항문암 등도 방어가 가능한 만큼 남성에게도 예방적인 이득이 분명히 있습니다.”

김동현 인하대 소아청소년학과 교수는 2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HPV 국가필수예방접종(NIP)의 새 기준, 남녀 모두 접종’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성관계로 HPV가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파할 확률이 약 1.6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남성은 바이러스가 자연소실되는 속도가 여성보다 느리다”면서 남성 HPV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HPV는 남녀 모두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로 국제인유두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발생 암의 약 5%는 HPV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는 대부분 자연 소멸하지만 지속 감염되거나 바이러스가 몸에 남는 경우 자궁경부암, 질암, 항문암, 외음부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한다.

실제 HPV 감염이 주원인인 생식기 사마귀의 2024년 국내 남성 환자는 4만8017명으로 여성 환자 9600명 대비 약 5배가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HPV 백신 NIP는 원래 여성만이 대상이었다가 이달 12세 남자 청소년이 새롭게 편입됐다. 올해 기준 초등학교 6학년인 2014년 출생자라면 태어난 달과 상관없이 바로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HPV NIP를 통해 접종 가능한 4가 HPV 백신의 접종 횟수는 9~13세 사이의 경우 2회다. 전문가들은 HPV 백신 접종의 최적 연령을 11~12세로 권고하고 있다.

김 교수는 “9세에서 14세에 접종했을 때 면역원성이 더 좋은 만큼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면서 “호주, 영국, 미국은 양쪽 성을 동시에 접종하면서 HPV를 없애버리겠다고 선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4년 기준 국내 2011년생 남성 청소년의 HPV 백신 접종률은 0.2%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PV 백신은 한국MSD가 국내 공급한다. 이 회사 조재용 백신사업부 전무는 “HPV는 남녀 모두 감염되는데도 그동안 남성의 백신 접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았다”며 “남성 청소년 접종이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20일 서울 논현동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강민성 기자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20일 서울 논현동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강민성 기자
강민성 기자(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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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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