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재원 ‘부문-사업부’ 배분 이견
노조, 적자 사업부도 수억 성과급 요구
사측 “성과주의 원칙 위배…수용 불가”
“등 돌릴 것”…메모리 직원 불만 폭주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재원을 놓고 2차 사후조정마저 결렬됐다. 노조가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시스템LSI 사업부에도 수억원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을 내세우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도체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노조도 반으로 쪼개지고 있다. 메모리 직원들은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에도 수억원의 성과급을 안겨주게되면, 돌아오는 성과급이 줄어들게 돼 불만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실적의 초호황을 이끄는 메모리 부문 직원 수는 2만6000여명, 파운드리·시스템LSI 직원 수는 2만여명으로 각각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사후조정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자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했다”며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로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 2차 사후조정에서 노사는 부문 공통 재원과 사업부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놓고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을 주도하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면서 이를 부문 70%, 사업부 30% 비중으로 할당하자고 주장해 왔다. 성과급 재원의 70%를 모든 사업부(DS부문 한정)에 똑같이 나눠주고, 나머지 30%는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초호황을 맞은 메모리와 적자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스템LSI간 성과급 액수 차이가 확 줄어든다. 메모리는 올해 30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추산이 나오지만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는 여전히 적자가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부문 30%, 사업부 70% 비중을 기준으로 협상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지만, 최종 협상이 결렬된 것을 감안하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반도체 소속 직원들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연구소 소속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블라인드에 “만년 적자를 내는 파운드리·시스템LSI가 메모리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아가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노조 지도부가 부문 70%를 계속 고집한다면 메모리와 공통조직 직원들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직원은 “메모리가 돈을 벌었으면 메모리 사업부와 메모리 연관성이 높은 공통조직에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며 “이후 남는 재원으로 적자 사업부를 챙겨주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지적했다.
삼성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세트(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제외시켰다. 여기에는 스마트폰·TV·가전 등의 사업부가 포함되는데, 호실적을 내는 모비일경험(MX) 사업부는 제외된 채 파운드리·시스템LSI에 수억원이 성과급이 돌아간다면 내부 결속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노조는 오는 21일로 예고된 총파업을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2차 사후조정 결렬 후 입장을 내고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노조는 예정대로 내일(21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jwj1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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