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시장에 새로운 해외 자금 유입 경로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 자산운용사 CSOP자산운용은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중화권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며 코스피200 기반 상품과 추가 한국 투자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충(사진) CSOP자산운용 상무는 19일 디지털타임스와 만나 “홍콩 투자자들의 한국 투자 수요는 생각보다 강하다”며 “투자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한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홍콩 투자자들의 한국 투자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환전과 계좌 개설, 거래 구조 등으로 인해 직접 투자 장벽이 존재했지만, 한국 시장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관련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배경에는 외국인 통합계좌가 자리한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현지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문턱은 낮아진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계좌 개설과 수탁 절차 등으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았는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장치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하나증권이 다음 달부터 홍콩 기반 글로벌 디지털 증권사인 푸투(FUTU)증권과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시작한다.
푸투증권은 모바일 투자 플랫폼 중심으로 성장한 글로벌 온라인 증권사다. 홍콩·미국·중국·싱가포르·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유효계좌 수는 약 337만개, 고객자산은 약 246조원, 연간 거래대금은 약 3000조원에 달한다.
CSOP는 이미 홍콩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고 있다.
CSOP의 대표 상품이 된 ‘CSOP SK하이닉스 데일리 2배 레버리지’는 최근 순자산 72억달러(약 11조원)까지 성장해 세계 최대 규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등극했다.
현지 시장에서 한국 기술주 관련 상품이 관심을 끌면서 CSOP는 국내 상장사와 지수 등 추가 상품 확대도 검토 중이다. 특히 코스피200 기반 ETF가 유력 후보 가운데 하나다.
이 상무는 “홍콩 투자자들은 ETF를 자산배분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한다”며 “대표 지수 기반 한국 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시각도 여전히 긍정적이다. CSOP는 글로벌 반도체·인공지능(AI) 사이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현재 시장의 중심은 여전히 반도체”라며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 투자가 계속 늘고 있고, 관련 수요 역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반도체가 핵심 수혜 영역이지만 이후에는 전력, 데이터센터, AI 생태계 전반으로 투자 테마가 확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고점론’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시각을 보였다.
이 상무는 “글로벌 자금은 여전히 한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미국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과 실적 모멘텀 측면에서 추가 재평가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 역시 주요 변수로 꼽았다. 다만 첨단 공정 경쟁력 측면에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빠르지만 최첨단 반도체 시장은 결국 장비와 기술 경쟁력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확대와 AI 투자 수요 증가는 업황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올해 시장은 조정 가능성보다 구조적 성장 흐름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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