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생성·관리·공유 등 하나의 플랫폼서 통합 지원

“‘14조’ 소버린 에이전틱 OS 글로벌 유효시장 진입 목표”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명 변경과 함께 새로운 비전 및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컴 제공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명 변경과 함께 새로운 비전 및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컴 제공

김연수 한컴 대표

한글과컴퓨터가 창립 36년 만에 사명을 ‘한컴’ 단독 브랜드로 변경하면서 ‘소버린 에이전틱 운영체계(OS) 기업’으로 전면 전환을 선언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이사는 19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36년간 자랑스럽게 지켜온 사명과 성공문법을 오늘 우리 손으로 파괴한다”며 “그 자리에 ‘소버린 에이전틱 OS’라는 새 비전을 세운다. 기존 한글과 컴퓨터가 아니라 인공지능(AI) 시대 한컴으로서 앞으로 36년을 이끌 비전”이라고 밝혔다.

한컴이 개발 중인 소버린 에이전틱 OS는 AI에이전트가 사용자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에이전트 생성·관리·공유 등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지원한다.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 등에 맡기지 않고 고객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직접 통제할 수 있게 해 데이터 주권을 함께 보장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올 6월 베타 버전을 시작으로 하반기 실제 구입 환경 검증 버전을 거쳐,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를 목표한다.

한컴은 2030년 소버린 에이전틱 OS의 글로벌 유효시장(SAM) 규모를 약 70억~100억달러(10조~14조원)로 추산한다. 김 대표는 에이전트화와 주권화라는 두 가지 시장 흐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하면서 “빅테크가 가장 진입하기 어려운, 그러나 14조에 달하는 이 시장에 한컴이 진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간 일궈온 실적도 이번 선언의 근거로 제시했다. 한컴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1753억원)은 전년보다 10.2% 늘었는데, 증가분(162억원) 중 AI 기여도가 54.6%에 이른다. 이어 올해 1분기 별도 매출(465억원)도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AI 매출(52억원) 비중은 1년 전 0.04%에서 11.21%로 수직 상승했다.

그러면서도 3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기존 고객 기반 위에 AI 패키지를 얹어 고객당 매출(ARPU)을 끌어올린 결과다. 올 1분기 기준 B2B 고객 가운데 AI패키지를 실제 업무에 도입한 비율은 4.2%로,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AI제품 전환율(약 5%)에 근접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회사는 자평했다.

김 대표는 “많은 기업이 AI 전환에 막대한 비용을 쓰고도 수익이 따라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지만, 한컴은 똑똑하게 AI 사업화에 성공하고 있다”면서 “올해 AI매출 규모가 당초 사업계획 대비 월평균 200%를 웃돌고 있으며, 지난해 연간 AI매출 전체가 올 상반기 중 초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한컴은 4가지 강력한 해자(moat)를 무기로 다음 무대인 소버린 에이전틱 OS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문서 파싱 및 비정형데이터 처리 역량 등 36년간 축적한 데이터 원천기술 △국회도서관 AI전환(AX)사업 등 내·외부 성공사례로 쌓아온 AX 임상데이터 △공공·국방·금융·헬스케어 등 분야에 보유한 20만 고객 자산 △특정 대형언어모델(LLM)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AX 표준 아키텍처가 그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AI에이전트의 인증·접근 등 권한 관리 등 거버넌스 및 오케스트레이션을 포함해 기업 AI 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능을 소버린 에이전틱 OS로 통합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아키텍처와 관련해 김 대표는 “미국 팔란티어와 본질적으로 같은 구조”라며 “한컴이 정의하는 소버린은 단순한 외부망 단절이 아니라 고객이 최적의 AI 모델과 시스템을 직접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완벽한 주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컴은 소버린 에이전틱 OS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도 공략할 예정이다. 첫 공략 대상은 AI 주권이 가장 빠르게 제도화된 유럽이다. 최근 폴란드 시스템통합(SI)기업, 폴란드 혁신 연구개발(R&D)센터, 중유럽 IT컨설팅사 등 현지 파트너 3곳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거나 앞뒀다. 나아가 AI 및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특정 도메인에 특화된 AX기업 인수합병(M&A)도 추진 중이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사명 변경과 함께 또 하나의 중대 결정을 함께 발표했다. 2~3년 주기로 연식을 붙여 출시해온 한컴오피스를 올해 마지막으로 내놓으며 해당 정책을 중단한다.

김 대표는 “이후에는 새 버전을 출시하는 대신에 AI 진화를 실시간으로 고객에 자동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며 “연 단위로는 AI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없게 됐고, 한컴의 본업도 문서 도구에서 AI 운영체계로 옮겨갔으며, 무엇보다 이 변화가 고객에 이롭기 때문”이라 부연했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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