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행 대출은 12분기 만에 감소

비은행은 규제 전 막바지 수요 쏠려

한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하락 전망”

이혜영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1/4분기 가계신용(잠정)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혜영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1/4분기 가계신용(잠정)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우리나라 가계신용(빚)이 199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12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 대출이 늘면서 전체 가계빚은 석 달 새 14조원 불어났다.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 이전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에 반영되고 증권사 신용공여가 확대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대출 꺾였지만…비은행·증권사 쏠림 ↑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14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말(1979조1000억원)에 이어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가계신용은 금융기관 대출에 카드 결제 전 사용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뜻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가계신용은 68조1000억원 늘어 증가율이 3.5%를 기록했다. 증가폭 자체는 지난해 4분기(14조3000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가계대출 증가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865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조9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관련대출은 1178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증가폭(7조2000억원)보다 확대된 수치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증권사 신용공여 확대 영향으로 4조8000억원 증가하며 직전 분기(4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대출 창구별로 살펴보면 은행권 대출 감소분을 비은행권과 기타금융기관 대출 증가분이 메웠다. 예금은행의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009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00억원 감소하며 12분기 만에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이 줄고 기타대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상호금융·신협·새마을금고 등을 포함한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8조2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확대됐다.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도 5조원 증가했다.

이혜영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설명회에서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 조치 이전 대출 수요가 반영된 부분으로 보인다”며 “농협이나 새마을금고 등에서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접수를 중단하고 집단대출도 제한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향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사 등을 통한 기타대출 증가세도 이어졌다. 보험사·증권사·자산유동화회사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기관 등의 기타대출은 올해 1분기 7조9000억원 증가했다. 주택관련대출은 여전히 감소 흐름이지만 감소폭이 줄었고, 증권회사를 포함한 기타금융중개회사의 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이 팀장은 “1분기 증권사 신용공여액이 7조3000억원 증가했다”며 “지난 4분기 3조3000억원보다 많이 증가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은행권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이 팀장은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 조치 이전 대출 수요가 반영된 부분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나 새마을금고 등에서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접수와 집단대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향후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주택 매매 거래가 최근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가계대출 상황을 유의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 이용 증가…한은 “가계부채 비율 하락 전망”

판매신용 증가폭은 줄었다. 올해 1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27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증가폭(3조원)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됐다. 다만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지난해 4분기 204조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04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팀장은 “4분기는 연말 카드 이용이 많고 1분기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이 있다”면서도 “최근 1분기에는 많이 빠졌는데 올해는 증가 추세를 유지한 것으로 봐서 소비가 좋아진 부분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향후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1분기 기준 가계신용은 연간 3.5% 증가한 반면 실질 GDP 속보치는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다”며 “명목 GDP 성장률은 이보다 더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주택 매매 거래 증가에 따른 부동산 시장 움직임은 변수로 남아 있다. 이 팀장은 “당국의 관리 기조 확고로 가계 빚이 크게 늘지는 않겠지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을 앞두고 매물이 쏟아지면서 선행 지표인 주택 매매 거래가 소폭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택관련대출이 일시적으로 자극받을 수 있는 만큼, 가계대출 상황을 유의 깊게 살피며 밀착 모니터링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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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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