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배분 이견…노조 ‘부문7·사업부3’ 고수
초호황 메모리-적자 파운드리·시스템LSI 격차↓
DX 이끄는 스마트폰부터 TV·가전은 협상 배제
“성과주의 원칙 무너져…부문3·사업부7 제시”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적자가 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시스템LSI에도 수억원의 성과급을 챙겨주자고 주장하는 반면, 세트(완제품) 사업 실적을 이끄는 스마트폰부터 TV·가전 등 디바이스경험(DX)부문 직원들은 완전히 배제해 내부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노조 내부에서조차 지도부의 요구안이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쇄도하는 가운데, 21일 총파업을 이틀 앞두고 노사가 접점을 찾아갈지 이목이 쏠린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첫날 노사는 부문 공통 재원과 사업부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업노조 지도부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면서 이를 부문 70%, 사업부 30% 비중으로 할당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성과급 재원의 70%를 모든 사업부(DS부문 한정)에 똑같이 나눠주고, 나머지 30%는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는 의미다. 즉 사업부간 성과급 격차가 줄어들어 초호황을 맞은 메모리와, 적자가 나는 파운드리·시스템LSI간 성과급 액수가 별반 다르지 않게 된다.
하지만 사측은 부문 공통 재원이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 적자 사업부 직원들도 흑자 사업부와 거의 동일한 성과급을 받게 돼 성과주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부문 30%, 사업부 70%’ 선을 기준으로 재원 배분을 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도체부문 직원들도 노조 지도부의 ‘부문 70%, 사업부 30%’ 요구안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반도체연구소 소속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만년 적자를 내는 파운드리·시스템LSI가 메모리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아가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노조 지도부가 부문 70%를 계속 고집한다면 메모리와 공통조직 직원들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직원은 “공통조직 업무는 대부분 메모리 관련이다. 이 직원들은 메모리 팹 운영을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리며 뛰어다닌다”며 “사무실에서 성과도 못 내는 적자 사업부 직원들과 비슷한 성과급을 받는 것이 과연 합당하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또 직원은 “메모리가 돈을 벌었으면 메모리 사업부와 메모리 연관성이 높은 공통조직에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며 “이후 남는 재원으로 적자 사업부를 챙겨주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최승호 위원장은 이번 협상 테이블에 DX 부문은 아예 제외시켰고, DX부문 직원들에 대한 비하 발언까지 쏟아내 비판을 받고 있다. DX 부문에는 ‘갤럭시 S26’을 앞세워 실적을 이끄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를 비롯해 TV·가전 사업부 등이 포진돼 있다.
최 위원장은 전날 협상을 마친 후 오후 6시58분쯤 텔레그램 ‘초기업 소통방’에서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 고민을 해봅시다”라며 “DX 솔직히 못해먹겠네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최 위원장은 잠시 뒤 진화에 나섰지만, 캡처본은 블라인드 등 사내 커뮤니티에 이미 광범위하게 퍼졌다.
그러자 한 직원은 “DX부문 직원들로부터도 조합비를 받아가면서 DX부문을 대표하는 노조가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이런 노조라면 가처분이 인용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노사는 이달 오전 10시부터 협상을 이어간다. 노조는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만큼 이날 노사는 ‘마라톤 협상’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우진 기자(jwj1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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