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이 최근 변동성이 심해진 주식시장과 급변하는 금융 환경을 겨냥해 '소비자 보호 총력전'에 나섰다.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를 조장하는 금융사의 과도한 마케팅과 시장을 교란하는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를 엄단하고 차세대 인공지능(AI)이 촉발할 사이버 보안 위협에도 선제적으로 방어한다는 구상이다.

19일 금융감독원은 전날 이찬진(사진) 원장 주재로 '제2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시장 영향 및 소비자 위험 요인을 집중 점검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가장 예의주시하는 것은 오는 27일 출시를 앞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특정 종목의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만큼 자금이 과도하게 쏠릴 경우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협의회는 운용업계를 향해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운용 현황과 괴리율을 촘촘히 모니터링하고 투자자 유의사항 배포 및 마케팅 실태 점검 등 사전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해외주식 영업과 관련해서도 핵심성과지표(KPI)에 소비자 보호 항목을 다각도로 반영하고 자극적인 이벤트 광고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라고 압박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가 수수료 수익을 위해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나 빚투를 부추기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질 것을 강력히 지시했다.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부적절한 투자 정보를 흘리고 불공정거래를 주도하는 핀플루언서들의 일탈 행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감원은 증시 변동성을 틈타 소비자를 현혹하고 재산상 피해를 입히는 세력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핀플루언서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본격 가동, 온라인상의 위법 행위를 실시간으로 추적·단속망에 올리기로 했다.

기술 진보에 따른 새로운 차원의 사이버 위협도 핵심 안건으로 다뤄졌다. 특히 협의회는 최근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공개한 차세대 언어모델 '미토스' 등으로 촉발된 고성능 AI의 역기능에 주목했다. 신규 AI가 단기간에 금융망의 보안 취약점을 파악해 동시다발적인 해킹 공격을 감행할 경우, 온라인 뱅킹 마비 등 메가톤급 금융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 원장은 "AI 기술의 파급효과에 경각심을 갖고 금융권 특성에 맞는 'AI 기반 사이버 공격 대응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방어의 관점에서도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해 정보보호 체계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고도화할 것"을 주문했다.

보험대리점의 불법·탈법행위를 유발하는 구조적 취약점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정비한다. 법인보험대리점(GA)의 부실한 내부통제 실태에도 매서운 칼날을 들이댄다. 최근 GA 관련 보험 분쟁 민원이 급증하는 동향을 파악한 금감원은, 불법·탈법을 유발하는 구조적 취약점을 정비하고 GA가 쥐고 있는 권한에 상응하는 무거운 책임성을 부여하도록 규제 장치를 손질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서민들의 일상적인 금융 생활과 직결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단기간 다수 계좌 개설 제한 등 깐깐한 규제로 인해 불편을 겪었던 '생계비 계좌'의 개설 및 활용 요건을 완화해 금융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타 금융업권에 비해 턱없이 낮게 설정된 상호금융권의 예금 중도해지 이율을 상향 조정하도록 협의에 나서 소비자 권익을 두텁게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형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