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에서 이뤄지는 ‘4+4’ 담판… “가장 민감한 현안 논의”
달러 패권에 맞선 루블·위안 결제… 에너지 밀착 가속화
“미국과는 별개” 선 긋기… 다극화된 세계 질서 공동선언
24년 전 인연부터 연쇄 회담까지… 전례 없는 ‘혈맹’ 과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부터 20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의 전례 없는 밀착을 과시하는 한편, 에너지 협력과 새로운 국제 질서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9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영접을 받은 뒤 댜오위타이 국빈관으로 향한다. 본격적인 일정은 이튿날인 20일 오전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으로 시작된다. 이후 두 정상은 비공개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앞서 13~15일 중국을 찾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의전 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마지막 날 중국 권력의 심장부인 중난하이에서 오찬을 가졌던 것과 비교해, 푸틴 대통령은 전통적인 국빈 접견 장소인 댜오위타이와 톈안먼을 중심으로 일정을 소화한다. 크렘린궁 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며 미국 측 행보와의 비교에 선을 그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다극화된 세계 질서와 새로운 유형의 국제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선언문”을 비롯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약 40건의 문서에 서명한다. 특히 정상회담 막바지에 열릴 비공개 차담회는 이번 방중의 핵심으로 꼽힌다. 유리 우샤코프 외교보좌관은 “양측에서 4명씩만 초청돼 국제 현안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솔직하게 논의해야 할 모든 사항이 논의될 자리인 만큼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협력 분야에서는 에너지 안보가 화두다.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프로젝트를 포함해 탄화수소 관련 의제가 깊이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올해 1분기 대중국 석유 공급이 35% 증가했다”며 “사실상 모든 교역이 루블화와 위안화로 이뤄져 제3국의 영향이나 세계 시장의 부정적 추세에서 보호되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외교적으로는 “양국의 입장이 대체로 일치하며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현재의 관계를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한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정의했다. 일정 중에는 24년 전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 방문 당시 만났던 소년 펑파이(현 36세 엔지니어)와의 재회라는 감성적인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어 양국의 우호적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두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SCO, BRICS, 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시 주석과 세 차례 더 양자 접촉을 가질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방문을 넘어, 서방의 압박에 맞서 중·러 동맹의 견고함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권순욱 기자(kwonsw8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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