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진출·퀄컴 갈등 속 글로벌 규제 확산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미국 규제 당국의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됐다. 자국 산업 보호가 목적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Arm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 등을 고려하면 파장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Arm이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라이선스를 제한하거나 품질을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FTC는 올해 초 Arm에 조사 개시를 통보하고 관련 문서 보존을 요구하는 등 본격적인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
Arm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대주주인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칩 설계도와 함께 프로세서 간 통신에 필요한 '명령어 집합'(instruction set) 라이선스를 판매해왔다. 이 구조를 통해 퀄컴과 애플 등 주요 글로벌 제조사들이 Arm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Arm이 자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 Arm은 지난 3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 'AGI CPU'를 공개하며 직접 칩 판매 시장에 진출했다. 회사는 5년 내 연간 150억달러(약 21조8000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니라, AI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에 올라타 CPU 공급망 전반을 수직적으로 통제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퀄컴은 이러한 움직임이 Arm의 기술 접근 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사 간 갈등은 스마트폰 칩 수요 둔화 이후 PC와 AI 인프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차세대 연산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FTC 조사는 글로벌 규제 당국의 연쇄 조사 흐름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퀄컴은 2024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Arm이 라이선스 접근을 제한하고 핵심 기술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고 제소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 11월 퀄컴의 신고에 따라 Arm 서울사무소를 현장 조사한 바 있다.
Arm은 이번 조사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과거 퀄컴의 주장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반경쟁 행위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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