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인력 남아도 셧다운 공포

고객사 공급망 신뢰 하락 직결

中 메모리업체 실시간 맹추격

勞 “법원 결정 존중, 쟁의할 것”

18일간 4만명이상 총파업 전망

가처분 두고 ‘필수인력’ 공방

파업땐 정상화 최소 2주 소요

삼전, 파업대비 감산작업 준비

법원이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파업 등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반도체 공장이 ‘셧다운’(가동중단)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만약 인용되지 않았다면 파업으로 인한 100조원 피해가 현실이 될 뻔했다.

하지만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도 적용 대상 인력은 약 7000명으로 반도체 부문 인력의 약 9%, 전체 인력의 5.5%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5만명 이상 참여할 것이라고 예고한 오는 21일 총파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로 19일까지 열리는 2차 사후조정위에서도 노사가 협상에 이르지 못하면 정부의 긴급조정권 외에는 파업을 막을 길이 없다.

노조 측 주장대로면 이번 파업에는 필수 인력을 제외하더라도 4만명 이상의 노조원들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지 문의가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세계 D램 1위라는 삼성전자의 위상은 흔들릴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최근 테슬라와 퀄컴, 애플 등과 계약을 체결하며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고꾸라질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의 실기로 지난해 33년 동안 수성했던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뺏긴 적이 있다. 이후 절치부심해 작년 4분기 1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파업이 현실화하면 곧바로 밀려날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아직 파업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에는 이미 균열이 생겼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지난달 23일 투쟁결의대회 당일 야간 시간대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의 생산 실적이 58.1% 급락했고, 메모리 생산 실적은 18.4% 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당시 집회 참석자 수가 바로 4만여명이었다.

단 필수인력이 몇 명인지에 따라 손실액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조합원 5만명이 파업 참가 의사가 있고, 이 중 7000명이 필수인력으로 제외되더라도 4만명 이상이 파업에 나서게 된다.

만약 필수 인력이 이중 절반인 3000명 안팎으로 줄어들면 작업상 안전 우려는 물론 추가 피해가 불가피하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 공정이 중간에 중단될 경우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파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동 중단 1주일 전부터 생산 프로세스를 조정하는 사전 조치에 돌입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노조가 18일간 파업을 강행할 경우 직접 손실 20조~50조원에 다시 정상 가동되는데 2~3주간 소요되는 점, 1754개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를 포함한 간접 손실까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간접적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달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TSMC 등 대체 공급선을 검토할 수 있다”며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 번 이탈한 고객을 되찾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창신메모리(CXMT)·양쯔메모리(YMTC) 등 중국 메모리 업체가 빈틈을 파고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사는 이날 법원의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인용 내용을 두고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법원은 “쟁의행위 전 평상시 평일 또는 주말·휴일과 동일한 수준의 인력, 가동 시간, 가동 규모 등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했다.

이를 두고 초기업노조는 “이번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21일 예정된 쟁의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채권자(삼성전자)는 평일 기준 7000명의 근무를 주장했지만 채무자(노조)는 주말 또는 연휴 인력을 주장해 이 부분이 인용됐다”며, 필수인력 인원이 7000명보다 적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은 “법원이 ‘평상시’의 의미에 관해 주문에 명시한 것은 쟁의행위 전 평상시(평상시의 평일 또는 평상시의 주말·휴일)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로써 유지·운영되는 것”이라며, 법원이 사측의 7000명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반박했다.

일단 삼성전자는 총파업에 대비해 라인 초입에 투입하는 신규 웨이퍼 수량을 제한하고, HBM 등 최첨단 공정 위주로 재편하는 ‘웜다운’(생산 중단시 발생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사전에 가동률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조치)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장우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