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노조에 "과유불급 물극필반"

"노동권만큼 경영권도 존중돼야"

法 '평시 수준 가동' 가처분 인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1일부터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에 "과유불급 물극필반(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대로 돌아간다)"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직원 1인당 평균 6억원에 해당하는 전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라는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것을 비유해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양지만큼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협상 무산 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며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 이윤에 몫을 가진다"며 "한때 제헌 헌법에 노동자의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도 있었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노동권과 경영권 모두 동등한 권리라는 점을 전제하며 삼성전자 노사가 서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근로자가 기업이 올린 이익의 일부를 균등하게 분배받을 수 있는 권리인 '기업이익 균점권'도 언급하며 노동자 측도 달랜 것으로 보인다. 이 내용은 제헌헌법에 포함됐다가 1962년 제5차 개헌에서 삭제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나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에게 지탄을 받게 된다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며, 우회적으로 삼성전자 노조를 비판한 바 있다.

경제계는 즉각적인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도 이날 성명을 내고 "파업 강행 시 생산 차질로 글로벌 공급망 신뢰 훼손, 고객사 이탈, 국가 신용도 하락이라는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원도 삼성전자 사측 신청을 일부 인용해 파업에 제동을 걸었다. 수원지법 민사 31부는 이날 삼성전자가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의 안전 보호시설 및 시설 손상 방지, 제품 변질 방지를 위한 인력 투입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쟁의행위 전 평상시 평일 또는 주말·휴일과 동일한 수준의 인력, 가동 시간, 가동 규모 등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며 신청을 대부분 인용했다. 재판부는 안전 보호시설 유지와 필수 업무 수행을 위한 최소 인력 운영 의무도 함께 인정했다.

다만 이번 결정이 쟁의행위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판단은 아니어서 노조의 파업권 자체는 여전히 유지되는 상태다. 노사는 이날 실제 파업 방식과 참여 인력 규모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의 2번째 사후조정 테이블에 앉았지만,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중노위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평행선"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후조정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했고 19일 오전 10시부터 다시 재개될 예정이다.

장우진·이상현 기자 jwj17@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장우진
이상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