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권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가치다. 그러나 노동권이 무제한의 권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투자 의욕, 그리고 경영 판단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경영권 존중' 메시지는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은 18일 자신의 SNS에 '시장 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과유불급 물극필반'이라고 덧붙였다. 파업 전 마지막 협상을 진행 중인 삼성전자 노사를 겨냥한 멘트다. 노동 중심 담론에 치우쳤던 최근 분위기 속에서 국가경제의 또다른 축인 기업의 역할과 경영 안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접근'으로 읽힌다.
최근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성과급 확대와 영업이익 연동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차, HD현대중공업 등 주요 제조업 현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업이 좋은 실적을 냈다면 노동자 역시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 자체는 충분히 타당하다. 문제는 이러한 요구가 지나칠 경우다. 생산 차질,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면 피해는 해당 기업을 넘어 협력업체와 국민경제 전체로 번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고액 성과급 경쟁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심각한 판국에서 대기업 노조가 과도한 성과배분 요구를 반복하면 사회 전체의 상대적 박탈감과 갈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노사는 어느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한쪽도 버틸 수 없는 운명공동체다. 법 위에 군림하는 과도한 투쟁도, 노동 현실을 외면한 일방적 경영도 모두 지속 가능하지 않다. 노동권 존중만큼 경영권 존중 역시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대통령의 메시지는 향후 노동정책 전반의 균형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 노사 갈등이 반복되는 현장에서 정부가 어느 한쪽 편에 선다는 인상을 줄이면서 법과 원칙에 기반한 중립적 조정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투자와 고용, 노동권 보호가 함께 살아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노사가 함께 경쟁력을 키워도 살아남기 쉽지 않은 시대다.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넘어 상생과 균형의 새 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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