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월 언팩서 첫 스마트글래스 공개할 듯
구글·메타·애플도 출시 대열… 빅테크 경쟁 본격화
스마트글래스 시장이 10여년 만에 다시 꿈틀대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는 7월 열리는 하반기 언팩에서 구글 인공지능(AI)를 탑재한 스마트글래스를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기술적 한계와 소비자 외면으로 대중화에 실패했던 스마트글래스가 AI를 만나 일상의 기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에서 첫 스마트글래스인 '갤럭시 글래스'(가칭)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스마트글래스 '기어블링'(Gear Blink) 상표를 출원하는 등 개발을 검토해왔지만, 실제 제품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럭시 글래스는 구글 AI 제미나이와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운영체제(OS)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안경 프레임에 12MP 카메라·마이크·스피커를 내장해 착용자가 보는 장면을 AI가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번역·길 안내·메시지 전송 등을 음성으로 처리한다.
내부 코드명은 '진주'(Jinju)로, 무게는 50g 안팎으로 일반 안경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격은 379~499달러(약 57만~75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렌즈에 정보를 직접 띄우는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마이크로LED)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탑재 2세대 모델(코드명 해안·Haean)도 개발 중이다. 가격은 600~900달러(약 90만~135만원) 수준으로 내년 출시가 예상된다.
스마트글래스는 스마트폰처럼 손에 꺼내 들 필요 없이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차세대 기기로 꼽혀왔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구글이 지난 2013년 출시한 구글 글래스는 당시 웨어러블 혁명을 예고하며 주목받았지만, 프라이버시 논란에 발목을 잡혔다. 착용자를 향해 몰래 촬영한다는 의심과 조롱이 쏟아졌다.
디자인도 문제였다. 각종 부품이 한쪽 안경테에 쏠리다 보니 비대칭에 투박한 외형이 됐고, 배터리도 반나절을 버티지 못했다. 1500달러(약 225만원)라는 가격도 부담이었다. 길 안내, 사진 촬영, 알림 확인 등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기능에 선뜻 지갑을 열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 구글은 결국 2015년 시장에서 철수했고, 이후 인텔·소니 등이 잇따라 도전장을 냈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황이 달라진 건 AI가 등장하면서부터다. 과거엔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거나 직접 명령을 내려야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AI가 실시간으로 인식해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길을 찾고, 외국인과 대화할 때 실시간 통역이 가능해지는 식이다. 무게와 디자인 문제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 6G가 상용화될 2030년대에는 안경에서 처리하던 연산 부담이 크게 줄면서 지금보다 훨씬 가볍고 오래가는 기기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메타는 레이밴과 협업한 스마트글래스로 이미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선점했고, 구글도 젠틀몬스터·워비파커 등 패션브랜드와 손잡고 제미나이 탑재 스마트글래스를 올해 출시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애플과 스냅 역시 각각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SAG는 글로벌 AI 스마트글래스 시장 규모가 올해 56억달러(약 8조4185억원)로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커지고, 2030년에는 출하량이 7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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