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SDV서 AIDV로… 全생태계 'AI 네이티브'

GM, IT부서인력 10% 해고, 대체 아닌 '역량교체'

전통적 의미 구조조정 아닌 인재의 패러다임 전환

자동차산업이 피지컬 AI의 최전선에 서 있단 분석

이규화 대기자.
이규화 대기자.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인공지능(AI) 중심의 체질 개선을 위한 '인재 군비 경쟁'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를 중심으로 수만명에 달하는 전통적인 IT 및 내연기관 인력을 줄이는 대신, 시스템을 바닥부터 AI로 설계할 수 있는 고숙련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하는 대대적인 '스킬 스왑'(역량 교체) 현상이 전 방위로 확산하고 있다고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IT 부서 인력의 10%가 넘는 약 600명을 해고한 GM은 이를 '역량 교체'라고 명시하며, 새로 충원되는 인력은 기존 IT 역할을 대체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완성차 업체들이 가장 갈망하는 역량은 단순한 AI 툴 활용 능력이 아니다. AI 네이티브 개발, 데이터 엔지니어링 및 분석, 클라우드 기반 엔지니어링, 에이전트 및 모델 개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등 시스템 자체를 처음부터 AI 기반으로 설계하고 모델을 훈련할 수 있는 'AI 네이티브' 인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는 자동차부품 공급사, 물류기업, 모빌리티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교통·운송 섹터 전반으로 번지고 있으며, 채용 패턴이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적 베팅으로 향하고 있음이 명백해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업계 내부에서는 이제 AI가 자율주행 기능 하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설계·조달·생산·물류·판매·애프터서비스를 모두 연결하는 산업의 전체 생태계에 스며들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이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성공 사례도 등장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삼사라(Samsara)는 지난 10년간 수백만대의 트럭 내부에 설치한 카메라로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도로의 포트홀(도로 파임)을 감지하고 악화 속도를 예측하는 독자적인 AI 모델을 훈련시켰으며, 현재 시카고를 비롯한 여러 도시와 계약을 체결해 이 AI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AI는 공장 내부에서도 제조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가운데 하나인 캐나다의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품질 검사, 설비 유지보수, 공장 안전, 에너지 효율화, 공급망 관리 등 공장 운영 전반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고해상도 비전 시스템이 미세한 결함을 실시간으로 잡아내고, 센서 데이터를 분석한 AI가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며, 자율주행 물류 로봇이 부품 이동까지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 로보택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대차 아이오닉5 로보택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완성차 업체들도 차량 개발 과정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GM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디자이너의 손 스케치를 수 시간 만에 3차원 차량 모델로 전환하고, 가상 풍동 실험을 통해 공기역학 테스트 기간을 수주에서 수분 단위로 단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포드가 AI 에이전트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차량 설계와 엔지니어링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수 시간 걸리던 구조 해석과 시뮬레이션 작업이 수초 내 처리되고 있으며,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속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AI 기반 개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차세대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향한 투자 열기도 뜨겁다. 전기차 브랜드 리비안의 스핀오프 기업인 '마인드 로보틱스'(Mind Robotics)는 최근 4억달러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창업자 RJ 스카린지가 이끄는 3개 스타트업에 흘러 들어간 누적 투자금만 123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한다.

자율주행 드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호주의 '아르케우스'(Arkeus)는 1800만달러(약 27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자율주행 차량 플릿의 충전·세척·점검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에이슨 랩스'(Aseon Labs)는 와이콤비네이터(YC)의 지원 속에 시장에 등장했다.

최근 미국 산업계에서는 자동차산업이 단순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단계를 넘어 'AI 정의 차량'(AIDV)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량 자체뿐 아니라 공장과 공급망, 물류망, 유지보수 시스템까지 AI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연결·판단하는 구조로 산업 전체가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미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물리 세계를 스스로 인지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 개념이 차세대 제조혁신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SAE 월드콩그레스 2026 보고서는 자율주행차와 산업용 로봇이 단순 자동화를 넘어 인간처럼 판단·행동하는 체계로 진화하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이 그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테크크런치의 이번 보도는 자동차산업의 방향이 기존의 기계공학이나 소프트웨어 중심(SDV)을 넘어, 제조·물류·공급망 전반을 AI 에이전트 체계로 작동하는 'AI 중심 자동차'로 완전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전통적 의미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AI 시대에 맞는 인재로 옷을 갈아입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AI를 이용하는 데서 나아가 AI 설계 역량까지 요구하고 있다. 삼사라의 사례처럼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한 물리 세계의 데이터를 AI로 가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 기업'이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승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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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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