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이 지난 15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만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중 정상이 지난 15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만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 사이에서 향후 5년 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만 문제가 양국 관계의 핵심 현안으로 다시 부상하면서 미국 내부의 위기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17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일부 조언자들이 중국의 대만 무력 통일 가능성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한 조언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미국과 “대등한 강대국”의 위치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대만 문제 해결 의지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조언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향후 5년 안에 대만 문제가 실제 행동 단계로 옮겨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신호를 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경제적으로도 이에 대비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최대 취약점으로 꼽았다.

그는 “반도체 공급망은 아직 자급 체제와 거리가 멀다”며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미국 경제 전체에 있어 반도체 공급망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 대한 미국의 높은 의존도를 감안할 때, 중국이 대만을 장악할 경우 미국 경제와 첨단산업 전반이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이 같은 경계론은 지난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오간 대만 관련 발언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과 맞물려 있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시 주석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규정하며 “이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의 안정이 유지되지만, 잘못 처리할 경우 중미 관계 전체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논란을 키웠다. 그는 15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와 관련해 “좋은 협상 카드”라고 표현하며 “팔 수도 있고 팔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대만 무기 판매를 안보 공약 차원에서 설명해 왔다는 점에서, 이를 미중 협상의 지렛대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은 매우 강력한 대국이며 대만은 매우 작은 섬”이라며 대만과 중국 본토 간 거리가 약 95㎞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1만5000㎞ 가까이 떨어져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는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과 비용 문제를 우회적으로 시사한 발언으로도 해석됐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행정부 핵심 인사들은 미국의 기존 대만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그동안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온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공개적으로 대중 협상 카드로 거론한 것 자체가 중대한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신규 무기 판매를 승인할지, 이미 승인된 무기 인도를 예정대로 진행할지 여부가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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