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체불과 점포 축소로 벼랑 끝에 몰린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에 긴급 자금 지원을 재차 요청했지만 메리츠 측은 "최소한의 이행 보증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담보성 자금 지원은 배임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는 최근 홈플러스가 요청한 브릿지론 및 회생기업 운영자금(DIP) 대출 지원안을 검토하며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측에 연대보증 등 책임 이행 장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이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메리츠 내부에선 홈플러스 회생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신규 자금을 집행할 경우 경영진이 배임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후순위 채권 피해자들의 반발이 거세진 만큼 자금 지원 과정 자체가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언급된다. 실제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후순위 채권자 보호 없이 DIP 대출을 강행할 경우 업무상 배임 혐의 등 모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홈플러스 측은 사모펀드 구조상 연대보증 제공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이미 일부 주주사 임원들이 개인보증과 주택담보 등을 제공한 상태여서 추가 보증 여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신탁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 질권 설정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메리츠는 회수 안정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홈플러스의 자금 사정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 4월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데 이어 오는 21일 예정된 5월 급여 지급도 불투명한 상태다. 전체 104개 점포 가운데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 상황에서 남은 67개 점포마저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경우 회생절차 지속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호연 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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