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부터 2차 조정 시작

상한선 폐지기간·비율서 접점

노조 명문화 고수땐 타결 난항

통상 임금 인정시 인건비 폭증

산업계 전반 부담 확산 우려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6년 만의 대국민 사과를 계기로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테이블에 앉는다. 오는 21일로 예고된 총파업이 3일 남은 상황이라, 물리적으로 이번 협상이 사실상의 마지막 교섭이다.

이번 협상도 무산되면 정부는 21년 만에 ‘긴급 조정권’이라는 카드를 써야 한다. 파업은 반드시 막겠다는 게 정부의 강력한 의지지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동계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긴급 조정권을 꺼내는 것도 부담이다.

그런 만큼 정부는 이번 협상에 노사 양측을 압박·설득하며 최대한 협상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명문화 등 난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사측은 향후 있을 통상임금 후폭풍과 재계 전반에 걸칠 파장 등을 고려할 때 노조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법적으로 논란을 피하면서 동시에 노조가 요구하는 보상도 일정 수준 챙겨줄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역시 길어지는 협상에 지치고 있는 조합원들과 반도체 위주의 협상에 반발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까지 계속되는 이탈자 발생이 부담이다. 정부와 사측이 적절한 명분을 만들어 줄 경우 협상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노사가 극적 타결과 총파업 기로를 마주한 가운데, 이 회장이 던진 ‘삼성인의 자부’ 메시지가 ‘최후의 협상’에서 얼마나 주효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삼성전자 사측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로 2차 사후조정을 시작한다.

핵심 쟁점으로는 성과급 제도화, 성과급 상한 폐지, 영업이익 15% 등의 성과급 재원이 꼽힌다.

노조는 일단 현재의 ‘연봉 50%’인 지급 상한선 폐지 주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폐지 기간에 대해서는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중재안을 1차 사후조정 교섭에서 제안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 문제의 경우 노조의 양보도 있었던 만큼 접점을 찾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노조는 또 성과급 재원 문제에 대해서는 ‘영업이익의 15%’에서 ‘영업이익의 13%+주식보상제도’라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제시한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의 재원을 영업이익 10%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 20%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유지하고 있다.

중노위 역시 지난 13일 최종 결렬된 1차 사후조정에서 기존 EVA 기준의 OPI 제도를 유지하되, 반도체(DS) 부문에 대해 특별 포상을 추가 지급하는 검토안을 내놨다.

특별 포상은 DS 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 12% 재원을 부문 공통 7 대 사업부별 3으로 배분하자는 내용이다. 올해 삼성전자 DS 영업이익이 300조원으로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특별 포상 36조원 등 올해만 40조원을 성과급으로 DS 부문에 지급한다.

재계에서는 이 사안 역시 금액적인 부분이라는 점에서 재계는 합의점을 도출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관건은 ‘성과급 제도화’ 여부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 해달라는 주장이지만, 사측은 도저히 이 요건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과거 회사가 성과가 잘 나왔을 때 쌓았다가 적자 때 보전해주겠다고 했으나 지키지 않았다”고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이에 사측은 “미래 투자 여력이 감소하고 전체 산업에 미칠 여파도 커진다”고 맞섰다.

만약 성과급이 제도화될 경우 통상임금 분쟁 여지가 있는데, 만약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으로 인정될 경우 퇴직금을 비롯한 인건비 부담이 대폭 확대된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이 안을 받아들일 경우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여파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현재 카카오는 영업이익 10%,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이익 20%, 기아와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30%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이 같은 성과급 요구는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영업이익의 15%’ 근거도 불분명하다. 어느 노조는 10%, 다른 노조는 30%를 달라는 근거 없는 주장에 기업들이 휘말릴 수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정당성을 인정할 경우, 내년에 영업이익의 50%를 달라고 하면 막을 수 있겠느냐”며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하는 것은 경영상의 문제다.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회장은 16일 해외출장 중 긴급 귀국해 “노조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며 노조 협력을 호소했다.

이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20년 5월 경영권 승계 및 노조 문제 관련 이후 6년 만이다. 노조는 물론 정부, 주주 등 사회 전반을 향한 메시지라는 게 재계 평가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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