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CL 출전 北 내고향여자축구단 인천공항 입국

3억 지원받는 200여단체 ‘공동응원단’ 진쳤지만

공항 진입 1분여 만에 떠나 숙소 향한 北 선수단

내고향-수원FC위민 4강전…응원단 “둘다 응원”

옛 6·15남측위, 북민협, 민화협 등 응원단 주축

미군 비난·친북 정치색 집회 등 여론활동 전력

이란전쟁중 “동맹현대화 거부, 전작권 환수해”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에서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가운데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축구단을 환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에서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가운데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축구단을 환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선수단(이하 내고향)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출전을 위해 17일 북한 스포츠선수단으로선 8년 만, 여자축구팀으로선 12년 만에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이재명 정부 지원을 받는 남측 응원단의 환영도 사실상 외면하는 모습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최근 사실상 남한과의 ‘적대적 두(2)국가’ 기조를 담은 헌법 개정으로 조국통일 문구를 배제한 정치적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선수 23명·스태프 12명 등으로 구성된 내고향 축구단은 중국국제항공 항공편을 통해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북한 선수단 입국 현장을 보기 위해 인천이북실향민도움회·인천함북도민회 등 실향민 단체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서 개칭한 ‘자주통일평화연대’를 비롯한 단체들이 입국장에 진을 쳤다. 이들은 ‘내고향녀(여)자축구단 여러분 환영합니다’ 문구 등이 적힌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한국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버스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한국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버스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이들은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는 사전 연습도 했으나, 도착 약 30분 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북측 선수단은 환영 인사에 전혀 호응하지 않았다. 짙은 감색 정장 차림의 현철윤 단장과 리유일 감독 등 스태프와 선수들은 실향민 단체 등에 눈길도 주지 않고 앞만 보며 취재진 앞을 지나갔다.

환영단 100여명, 안전을 위해 배치된 경찰력만 50명 이르렀지만 ‘찰나’였다. 내고향은 입국장 진입 후 1분 남짓 만에 공항 출구로 나가, 준비된 차를 타고 떠났다. 오는 20~23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AWCL 4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선수단은 수원 한 호텔에서 머물며 비공개 일정을 갖는다.

20일 오후 2시 멜버른 시티 FC와 도쿄 베르디 준결승전이 열린다. 이어 오후 7시엔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이 맞붙으며 남북 여자축구 클럽 대결이 성사된다. 준결승 승리팀은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우승 상금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50만달러다.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우리나라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현철윤 단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우리나라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현철윤 단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한편 통일부에 따르면 내고향은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른 출입심사 절차를 거쳤다. 북한 주민은 여권이 아닌 남한 방문증명서를 통해 신원을 확인한다. 헌법과 법령상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남북 특수관계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선수단 일부가 내민 ‘북측 여권’은 참고자료로만 활용됐다고 한다.

이번 준결승에서 내고향과 수원FC 위민을 함께 응원하겠다는 취지로 결성된 ‘2026 AFC-AWCL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엔 200여개 국내 민간 단체들이 참여했다. 응원단은 이날 통일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우리 응원단은 승패를 떠나 양팀 모두를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 12일 남북교류협력기금 관리 심의위를 거쳐 공동응원단에 남북협력기금으로 3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관람 티켓, 응원도구와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행정비용 등이 해당한다. 응원단엔 평연대 외에도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참여했다.

지난 3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주통일평화연대(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후신), 사드철회평화회의 등이 연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반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주한미국의 역외 진출과 무기 반·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등을 개정, 보완하라고 요구하는 반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주통일평화연대(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후신), 사드철회평화회의 등이 연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반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주한미국의 역외 진출과 무기 반·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등을 개정, 보완하라고 요구하는 반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이번 내고향 방남 환영을 계기로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팀과 경쟁관계이자, 6·25 침략전쟁 이후 적대관계를 해소한 적 없는 북측 관제축구팀을 응원하는 데 정부 기금이 지원되는 점에서도 그렇다. 응원단을 주도한 통일운동단체들의 친북(親북한정권)·반미 정치색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평화연대는 6·15남측위 시절 “한미동맹 확장과 한미일 군사 협력을 멈추라”고 주장했고, 김정은이 2023년말 남북을 적대적 2국가로 규정한 뒤 6·15북측위 해산에 발맞춰 명칭을 바꿨다. 올 3월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도 전략적 유연성에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 울산지부는 한미 프리덤실드(FS) 훈련을 “대(對)중국 압박 선봉”이라며 비난한 바도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쟁 중이던 지난 3월 18일 평화연대의 이홍정 상임대표는 광화문 인근 연합 시국선언 집회에서 “주한미군은 한반도를 위해 대한민국에 주둔하는 군대가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억제전략과 세계 패권전쟁에 동원되는 전략기동군”이라며 이재명 정부에 미국을 상대로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한미동맹현대화 거부, 주한미군의 철수, 전시작전권 환수’를 관철하라고 요구했다.

북민협과 민화협 등은 지난해 6·3 대통령선거에 앞서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차기 정부에 제안하는 이른바 ‘남북관계 개선’ 구상으로 접경지역 대북확성기 등과 군사훈련 중단, 북측이 선제파기한 9·19 군사합의 복원, 사실상 탈북민·납북피해자단체 처벌로 이어질 대북전단금지 입법 등을 거론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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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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