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벌의 중국정치
리하오(李昊) 지음 / 양갑용·이혜경 옮김 / 이희옥 감수 / 솔과학 펴냄
현대 중국 정치에서 일당독재 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국공산당(중공)의 파벌은 오랫동안 주요한 관심사로 자리해왔다. 문화대혁명기 ‘린뱌오 집단’에서부터 장쩌민의 ‘상하이방’, 후진타오의 ‘공청단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파벌이 중국 정치를 극적으로 형성해왔다. 파벌 간 권력 투쟁은 중국 정세 보도의 핵심적 소재로 여겨진다. 세계는 5년마다 개최되는 중공 전국대표대회(이하 당대회)가 다가오면 파벌 구도를 중심으로 차기 지도부 인선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중국의 향방을 전망한다.
하지만 중공은 분파 활동을 금지하는 레닌주의적 조직 원리에 따라 당내 파벌의 형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파벌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는 비공식적 행위이기 때문에, 그 활동의 실태가 외부에 드러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파벌을 둘러싼 논의는 종종 인상론이나 추측에 근거한 수준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중공의 파벌은 실제로 어떠한 존재이며, 어떤 활동 양상을 보이고 있고, 중국 정치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쳐 왔는가. 책은 △파벌과 정쟁 △중국에서 파벌의 역사와 특징 △마오쩌둥의 파벌 조작술 △‘린뱌오 집단’과 문화대혁명 △위추리의 ‘석유방’과 ‘양약진’ △천윈(陳雲)·‘경제 보수파’와 개혁·개방 △장쩌민의 ‘상하이방’과 사회주의의 변용 △중공과 파벌 - 레닌주의와 비교 등 모두 8장으로 구성돼 있다. 중공의 파벌에 대해 상세한 실증 분석을 수행한 책은 단순한 정치사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일당독재 체제하에서의 정쟁과 체제 지속의 메커니즘을 명쾌히 해명하고 있다.
저자는 중공의 파벌에 주목해 그 영고성쇠의 과정과 정쟁과의 연동을 분석함으로써, 파벌이 당내에서 권력 기반으로써 지속적으로 중요한 정치적 행위로 기능해 왔음을 밝힌다. 또한 파벌의 활동이 중공 내부에 일정한 다양성을 창출하고 중국 정치 변동의 원동력으로 작용해 일당독재 체제의 강인성을 제고해왔음을 지적한다.
강현철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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