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과·'우리는 한가족' 호소
노사 대화 재개 합의 '마지막 협상'
金총리 담화… "긴급조정 등 강구"
삼성전자 노사가 21일로 예정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을 목전에 둔 18일 한국 경제의 미래를 건 '최후의 담판'을 벌인다. 6년 만에 이뤄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호소에 노조가 응답한 결과다. 정부도 적극 중재에 나서 마지막까지 대화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협상 결렬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처음 공식 언급하며 최후 통첩을 날렸다. 청와대도 김 총리의 긴급담화가 정부 공식 입장임을 확인했다.
김 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열고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반도체 공장은 단 하루만 정지돼도 최대 1조원에 달하는 직접 손실이 발생하고, 파업으로 웨이퍼 폐기가 발생하면 경제적 피해는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삼성전자 노사 간 마라톤 협상은 성과급 지급 기준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됐고 이후 긴급조정권 발동이 급부상했다. 다만 정부는 마지막까지 대화와 타협으로 파국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중재에 나섰다.
특히 이 회장의 호소가 노조를 움직였다. 이 회장은 16일 오후 귀국길에서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직접 메시지를 던졌다. 이 회장은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고 강조하며 노조에 협력을 요청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는 경기 평택캠퍼스에서 사전 미팅을 가졌다. 새롭게 사측 대표교섭위원을 맡은 여명구 DS피플팀장(부사장)이 최승호 초기업노조위원장과 만나 신뢰 회복을 다짐하며 18일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2차 회의를 앞두고 이날 김 총리가 공개적으로 긴급조정권을 언급하며 노사 모두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이번 협상 결과가 한국 경제에 메가톤급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쟁의행위가 전면 금지되며, 중노위에서 강제 조정 절차에 돌입한다. 긴급조정권은 1963년 제도 도입 이후 총 4차례 발동됐고, 마지막은 2005년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때다. 이번 삼성전자 파업에 발동될 경우 2005년 이후 21년 만이다.
정부의 강경 기조에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곧바로 "단지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긴급조정권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대기업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선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를 경제 논리로 위축시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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