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기대치 낮았던 회담…'이란' 성과 제한적

종전 부담 가중, 군사행동 재개·외교적해법 갈림길

미중 관계 안정 확인했지만, 中 대만 공세에 수세적

해상봉쇄 지원했던 항모도 귀환, 이란 압박도 약화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으나, 당초 기대했던 대중(對中) 성과나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전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채 복합적인 외교·경제적 압박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회담은 애초부터 기대치가 낮았다. 이란전의 장기화와 그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이에 연동된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미 고개를 들고 있었고,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조차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불안감이 커지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통해 양국 관계의 안정을 확인하고 미국의 기술·금융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대거 대동해 경제 협력을 부각하려 했지만, 무역과 이란 문제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중국이 보잉사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고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며 '환상적 무역합의'라고 자평했으나, 중국 상무부는 구체적인 구매 규모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상호 관세 인하 등 원론적인 수준의 농산물 무역 확대만 발표했다.

반면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 서 있는 모습을 연출하며 세계 '양강'으로서의 위상 상승에 일정부분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대만 문제를 양국 관계의 핵심 현안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미국을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미국에 꿀리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중을 통해 가장 공을 들였던 부분 중 하나는 중국의 구체적인 협조를 이끌어내 이란 전쟁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었다. 그러나 성과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도울 용의가 있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 반대에도 동의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중국이 기존에도 유지해 온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한 것에 불과해 특별한 돌파구가 되지는 못했다.

늦어지는 종전으로 인한 경제적·정치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트럼프 행정부 내부는 추가 공습을 비롯한 강경한 군사행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외교적 해법을 고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5달러를 돌파하며 민심이 악화하는 가운데, 이란 지도부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최근 미국의 종전안에 대해서도 냉담한 발언을 이어가 행정부 내에서는 이란의 협상 의지 자체에 대한 의구심마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군의 이란 압박 카드의 핵심이자 해상봉쇄 작전을 지원했던 미 해군의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가 326일간의 장기 배치를 마치고 버지니아주 노퍽항으로 귀항하면서 미국의 압박 조치는 더욱 약화할 조짐이다.

포드호는 이란 전쟁 초기 작전 참가는 물론, 귀환 직전까지 오만만 외곽 아라비아해와 아덴만에서 이란 해상봉쇄 작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긴 작전 기간으로 승조원들의 극심한 피로 누적과 장비 노후화 문제가 불거졌고, 함선 화재 사건과 기계적 결함, 식량 부족 등 내부 한계가 겹치며 결국 철수가 결정됐다.

세계 최대·최첨단 항모인 포드호가 전력에서 이탈함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던 대이란 해상봉쇄 작전은 한층 느슨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 종전을 위한 중국의 가시적인 협조도, 이란을 굴복시킬 군사적 돌파구도 찾지 못한 채 험난한 외교적 난제에 맞닥뜨려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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