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전세 대출 감소에도…가계대출 2.1조 증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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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임차 수요가 중저가 매매로 옮겨가면서 주담대 증가 압력을 자극한 영향이다. 이에 수도권 주택시장의 전세난과 불안이 지속될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6년 4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조1000억원 늘어난 117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4000억원 감소했던 은행 가계대출은 3월(5000억원 증가) 증가 전환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폭을 키웠다.

가계대출 확대를 주도한 것은 주담대다. 4월 은행 주담대는 전월 대비 2조7000억원 늘어난 93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보합세(-0.0조원)에 머물렀던 주담대가 한 달 만에 가파른 증가세로 반전된 것이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은 전세자금 수요 둔화에도 연초 이후 증가한 주택거래와 중도금 납부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세자금대출과 기타대출은 나란히 감소했다. 4월 은행 전세자금대출은 6000억원 줄며 3월(-4000억원)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고, 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6000억원 감소해 전월(5000억원 증가) 대비 감소 전환했다. 박 차장은 “임대차 시장 내에서 전세는 감소하고 월세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세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전세대출은 감소하고 있다”면서 “기타대출은 4월 전체로 보면 개인이 주식을 매도했고, 매도가 컸던 시점 이후 기타대출이 상환되는 특징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세대출 감소가 가계대출의 전반적인 안정을 뜻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세 물량이 줄면서 전세를 구하려던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경우 오히려 주담대 증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월세화’ 흐름 속에 전세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진단했다. 전세 가격 자체는 오르고 있지만 거래량 감소폭이 더 커 전체 전세대출 잔액은 줄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택시장 관련 선행지표도 대출 증가 압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2월 4만2000호에서 올해 1월 4만8000호, 3월 4만9000호로 늘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같은 기간 1만9000호에서 2만3000호로 확대됐다. 분양물량 역시 2월 7000호에서 3월 1만9000호, 4월 2만6000호로 늘며 중도금 대출 수요를 자극했다.

박 차장은 “전세를 원래는 원하지만 전세가 여의치 않아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며 “최근 중저가 매물 위주로 매매 거래가 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주담대 증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연결고리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금융권 전체 기준으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아직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봤다. 박 차장은 “은행과 비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의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기타대출이 감소 전환하면서 전월과 비슷한 규모로 3조원대 중반 증가했다”며 “전반적으로 비교적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정부의 총량관리 목표치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향후 가계대출 흐름은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금융권의 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당분간 증가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세 물량 부족과 매매 수요 전환 흐름이 이어질 경우 주담대 증가 압력은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관련 매물이 소화되면서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폭과 거래량이 확대된 점도 변수다.

박 차장은 “가계대출의 가장 직접적인 선행지표는 주택시장”이라며 “금융권에서 관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당분간 제한적인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긴 한다. 수도권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추세적인 안정으로 갈지 여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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