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확대에 이자이익 증가
저금리 대출 갱신 효과도 본격화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순이익이 올해 처음으로 20조원에 근접할 전망이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빠르게 오르면서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예대마진이 확대되고 과거 저금리 시기 취급된 대출이 금리 갱신 시기를 맞으면서 이자이익이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대출 확대와 증시 회복에 따른 비이자이익 개선까지 더해지면서 금융지주 실적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이날 기준 총 19조73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전망치 19조1256억원보다 6075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4개월여 만에 전망치가 3.2% 상향 조정된 것이다.
현재 전망대로라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 18조1894억원보다 8.5%가량 증가한다.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의 순이익 전망치가 가장 큰 폭으로 높아졌다. KB금융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말 6조618억원에서 6조3923억원으로 5.5%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순이익 5조8407억원과 비교하면 9.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5조4252억원에서 5조6245억원으로 3.7% 높아졌다. 하나금융은 4조2565억원에서 4조4531억원으로 4.6%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각각 10.6%, 10.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우리금융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3조3822억원에서 3조2632억원으로 3.5% 낮아졌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는 금리 상승 국면이 금융지주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가 오를 때는 일반적으로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빠르게 반영되면서 은행의 예대마진이 확대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달 비용도 함께 오르고 있지만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속도가 더 빠른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이자수익 확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확대도 이자이익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요 은행들은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는 대신 기업대출을 늘리고 있다. 기업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은 가계대출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은행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실제로 5대 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869조310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833조5062억원보다 4.3% 늘었다. 지난해 말 851조9932억원과 비교해도 2.0% 증가했다.
일부 금융지주는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기조가 자산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기업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마진 확대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실적 개선 흐름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초저금리 시기 취급된 대출이 금리 갱신 시기를 맞은 점도 은행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20~2021년 초저금리 시기에 실행된 대출들이 대거 금리 갱신 구간에 들어서고 있다"며 "당시 낮은 금리로 취급됐던 대출이 현재 금리 수준을 반영해 다시 산정되면서 은행의 이자이익 기반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도 금융지주 수익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증시 거래가 늘고 금융상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비이자 이익인 수수료 수익 부문에서도 증시가 활성화되다 보니 금융상품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주요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실적 개선도 올해 금융지주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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