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샷 찍는 머스크와 호랑이 가방 멘 아들… 인민대회당 사로잡은 ‘관광객 모드’

천장 보며 ‘엄지척’ 날린 대중 강경파 루비오… 이름 한자까지 바꾸며 제재 우회

전용기 막판 합류한 젠슨 황의 찬사… 레이쥔·팀 쿡 등 글로벌 CEO들의 ‘밀착 외교’

트럼프 발치에 날아든 까치와 이례적인 ‘와인 시음’… 시 주석 향한 존중과 길조 화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아들.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아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년 만의 중국 국빈 방문을 수행한 고위 관료와 슈퍼스타급 기업인들이 엄격한 공식 행사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미·중 정상이 반년 만에 대면한 긴장감 도는 자리였지만, 수행단은 관광객을 방불케 하는 호기심과 파격적인 행동으로 취재진의 카메라에 잇따라 포착됐다.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한 베이징 인민대회당 환영 행사에서 머스크는 자신의 몸을 360도 회전하며 현장을 촬영하는 돌발 행동을 보였다. 의장대 사열 등 엄숙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장소였기에 그의 행동은 더욱 도드라졌다. 머스크는 이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해당 영상과 함께 이모티콘 답변을 달며 여유를 보였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국빈 방문에 온 관광객 같다”며 흥미롭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머스크는 이날 6살 난 아들 ‘엑스’를 동반해 현장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아들 엑스는 중국풍 상의에 호랑이 얼굴 모양의 전통 가방을 든 채 등장해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이어진 국빈 만찬에서 머스크는 레이쥔 샤오미 CEO와 셀카를 찍고 팀 쿡 애플 CEO와 담소를 나누는 등 ‘미·중 비즈니스 외교’의 중심에 섰다. 특히 2021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샤오미의 레이 CEO가 머스크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는 장면은 양국 산업의 묘한 경쟁과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미국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행보도 이목을 끌었다. 과거 중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었던 그는 정상회담 배석 중 인민대회당의 천장을 고개 들어 유심히 살펴보거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엄지척’ 포즈를 취하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중국 건축물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듯한 그의 모습은 그간의 강경한 이미지와 대비되며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루비오 장관의 명패 속 한자 표기가 ‘루비아오(卢比奥)’에서 ‘루비아오(鲁比奥)’로 변경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중국 정부가 그에 대한 기존 입국 금지 제재를 우회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마련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브리핑을 통해 “제재는 상원의원 시절 그의 언행에 대한 것”이라며 현재의 장관직 수행과는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다.

막판에 방중단에 합류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알래스카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해 베이징에 입성한 그는 취재진에게 “(정상) 회담은 잘 진행됐다”며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놀라웠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방중단에는 엔비디아와 테슬라 외에도 애플, 블랙록 등 글로벌 거물들이 대거 포함돼 경제적 실리 추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행사장 주변의 사소한 풍경도 이야깃거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에서 내릴 때 까치가 날아든 것을 두고 중국 네티즌들은 “길조가 나타났다”며 반색했다. 또한 평소 금주가 철칙인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장에서 건배 후 와인을 한 모금 입에 대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자, 이를 두고 시 주석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갖춘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권순욱 기자(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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