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합의내용 백악관 발표
“해협 통행료·군사화 반대, 이란 핵무기 불가”
대만문제 경고·美中정상 몸짓도 전하던 매체들
‘해협 개방’ 등 백악관 발표는 실시간보도 머뭇
“장애물 안 놨다” 美 책임 돌린 외교장관 부각
“해군과 협조하면 상선 통과” 통제력 내세워
국영통신, 100분여 걸려 CNN인용 간접보도
디테일보단 “회담 主의제 이란이었다” 자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중국 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호르무즈 해협 군사화·통행료 반대, 개방 유지’와 ‘이란 핵무기 보유 불가’에 뜻을 모은 가운데 이란 측은 불편한 침묵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이란은 중국 측과 외교적 접촉하며 대미 전쟁 종식 합의 ‘보증’ 역할을 요청하는 움직임을 보여왔었다.
시 주석이 대만 문제 불개입을 경고한 강경발언, 트럼프 대통령과의 ‘악수 대결’이나 ‘몸짓 언어’까지 실시간 보도하던 이란 국영 및 준관영 통신들은 14일(현지시간) 이란 문제에 대한 미·중 정상 합의를 전한 백악관 발표 내용에 2시간 가까이 침묵했다. 발빠르게 양 정상 합의를 알린 서방 언론들과는 상반된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통신도 오후 5시36분쯤부터 첫 속보를 냈다.
오히려 미·중 정상 논의 내용이 알려지기 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브릭스(BRICS)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한 연설 또는 프레스TV(국영 IRIB 소유)와의 인터뷰 요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프레스TV는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2시25분쯤 보도한 아라그치 장관 인터뷰를 회담 이후인 오후 6시57분쯤 X 계정에 게시했다.
매체는 X에서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불법 봉쇄로 호르무즈 해협을 질식시키고 있다며, 협조적인 선박에는 해협이 개방돼 있다고 밝혔다”고 요약했다. 보도에선 “그는 이란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 수로에 어떠한 장애물도 설치하지 않았으며, 이란 해군과의 협조 하에 모든 상선이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모든 상선에 개방돼 있지만, 우리 해군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란 정부기관 산하 메흐르 통신도 이날 아라그치 장관의 프레스TV 인터뷰를 인용보도해 TOP 10에 올리고, ‘이란은 어떠한 압력이나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외무장관 회의 연설 보도를 홈페이지 전면 최상단에 배치하고 있다.
주요 통신도 미중 정상 간 회담 요지를 즉각 타전하지 않았다. 국영 IRNA 통신은 아라그치 장관이 “이란과 관련된 어떤 문제에도 군사적 해결책은 없다. 우리 이란 국민은 어떠한 압력이나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브릭스 연설을 부각시켰다. 오후 7시17분쯤에야 미국 CNN을 인용해 <트럼프-시 회담의 주요 의제는 이란이었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IRNA는 “CNN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진핑 주석 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회담에 대해 ‘양측은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시 주석이 ‘해협의 군사화와 통행료 징수 시도에 대한 중국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며, 향후 해협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석유를 구매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고 간접 어투를 취했다.
준관영 ISNA 통신은 미·중 정상 간 ‘몸짓 언어’를 백악관 발표에 앞서 최신기사로 다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최고지도자 친위 군사조직) 계열의 타브나크 통신 역시 ‘트럼프와 시진핑의 악수 대결’ 영상을 보도할 정도로 회담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으나 백악관의 발표엔 적잖은 시간 함구했다. 다른 IRGC 계열의 타스님 통신 역시 미·중 정상의 국빈 만찬이 진행되는 시점까지도 백악관 측 발표 내용을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백악관은 이날 정상회담 결과 설명 보도자료에서 “양측(미중 정상)은 에너지의 자유로운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 주석은 또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화와 그 이용에 통행료를 부과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시 주석이) 향후 중국의 해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원유를 더 많이 구입하는 데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미중 양측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는 데에도 동의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이외에 미국 기업들의 중국시장 접근 확대를 포함한 양국 간 경제협력 증진 방안이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원료인 전구체의 미국 유입 차단 노력 강화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확대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대만 문제나 한반도(북한) 문제에 대한 설명은 담기지 않았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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