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힘입어 키움증권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파생상품 부문에서는 5700억원대 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 강점인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호실적 이면의 수익구조 변화와 운용 변동성 확대가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9% 증가했다. 순이익도 4774억원으로 102.6% 늘었다.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8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2조80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키움증권의 국내주식 일평균 약정 규모 역시 같은 기간 8조8000억원에서 27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위탁매매 수수료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98.2% 증가한 3655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시 급등에 따른 보유 자산 평가이익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손익은 8921억원으로 전년 동기(1396억원)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다만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파생상품 관련 손익은 5701억원 손실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의 마이너스 손익이 파생 부문에서 반영된 셈이다.
특히 주식 관련 파생상품 손익 변동성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관련 파생상품 순손실은 약 7518억원이었으며 이 중 매매 및 상환손실 규모는 2조7000억원을 웃돌았다. 다만 헤지 거래 특성상 반대 포지션 이익과 상계되기 전 수치로 실제 경제적 손실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 실제 키움증권은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손익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파생 손실 상당 부분을 상쇄했다. 시장 상승에 따른 현물 평가이익이 실적 방어 역할을 한 셈이다.
1분기 실적보고서에서도 이 같은 구조가 드러난다. 키움증권은 1분기 S&T·운용손익이 1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운용손익 가운데 배당금 및 분배금 비중이 638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분배금과 배당 수익이었다. 우리금융지주 배당금만 205억원에 달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파생상품 손실은 현물 포지션 헤지를 위한 거래 과정에서 회계상 반영된 것"이라며 "현물 운용에서는 이익이 발생했고 파생 손실은 이를 상쇄하는 구조로 실제 경제적 손실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강점인 브로커리지 시장 지배력 약화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은 2024년 19.21%에서 지난해 17.96%, 올해 1분기 16.38%로 하락했다.
코스피 대비 코스닥 거래 비중 축소, 대형 증권사들의 리테일 영업 강화, ETF 거래 비중 확대 등이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하락 배경으로 거론된다. 특히 올해 1분기 코스닥 거래 비중은 23%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키움증권은 국내주식 점유율을 다시 강화하기 위해 ETF 거래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ETF 탐색·비교·매매 전반의 UX 개편과 정보 제공 서비스 강화, 전용 매매 화면 개발 등을 통해 ETF 거래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코스닥 거래대금 확대가 곧 키움증권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ETF와 해외주식 거래 비중이 확대되면서 시장 지형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사업 다변화 과정에서 운용손익 변동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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