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해 사건의 피의자 장윤기(23)가 범행 이후 반성문이나 사과문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자살을 결심한 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장씨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4일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장씨를 구속 송치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씨는 이날 오전 검찰 송치 전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을 향해 “죄송합니다”라고 두 차례 말했지만, 범행 이후 9일이 지난 시점까지 자필 반성문이나 사과문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죄송하다”는 취지의 진술은 있었으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인지 범행 자체에 대한 후회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가 주장해온 ‘자살 결심에 따른 우발적 범행’ 역시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 장씨는 검거 직후부터 같은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으나, 범행 이후 약 11시간 동안 도피하는 과정에서 자살을 시도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범행 이후 행적을 근거로 계획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버리고 흉기를 유기했으며, 혈흔이 묻은 옷을 세탁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범행이라기보다는 특정 대상에 대한 감정에서 비롯된 목적성 있는 범죄라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죄송하다는 진술을 하긴 했지만 이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며 “증거 인멸 정황 등을 고려하면 자살을 실행할 의사가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 5일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보행로에서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17)을 흉기로 살해하고, 인근에 있던 또 다른 10대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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