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조합원 투표’ 제안도 거절

‘성과급 제도화’ 고수…파업 예고

“긴급조정권 발동해야” 여론 확산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무대를 점검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무대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막으려는 정부의 제안에 대해 “헛소리”라고 일축하면서 협상을 통한 타결이 더 멀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나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의 입장 고수에 대화를 통한 타결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결국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 커뮤니티에서 “중노위에서 잠정 합의를 안 하더라도 (검토안에 대해)조합원 투표를 올리면 안 되냐는 ‘헛소리’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노위는 지난 13일 최종 결렬된 사후조정에서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의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하되,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대해 특별 포상을 추가 지급하는 검토안을 내놨다.

특별 포상은 DS 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 12% 재원을 부문 공통 7 대 사업부별 3으로 배분하자는 내용이다. 올해 삼성전자 DS 영업이익이 300조원으로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특별 포상 36조원 등 올해만 40조원을 성과급으로 DS 부문에 지급한다.

중노위 검토안은 올해를 포함해 그 이후에도 유사 수준의 경영 성과를 달성할 경우 이 같은 방안을 지속 적용하는 등 노조의 ‘제도화’ 요구도 일정 부분 수용했다.

하지만 최승호 위원장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이에 중노위가 ‘조합원 투표에 부쳐볼 수 있지 않느냐’는 제안을 했지만, 최 위원장은 조합원 커뮤니티에 이들 과정을 공개하면서 “헛소리, 글러 먹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와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위원장으로서 조합원 총의를 모을 기회를 간과하고 독단적으로 조정 결렬을 선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최 위원장이 독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원인으로 초기업노조의 기형적인 조직 체계를 꼽아왔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명을 넘지만 모든 판단과 결정은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초기업노조는 2023년 1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대의원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블라인드에는 “더 이상 일을 키우지 말고 적정선에서 합의하자”는 실리적 목소리가 노조 내부에서까지 나온다. “승호 형(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도 지금까지 잘해 왔는데 너무 고집 부리지 말고 어지간히 챙겨받고 나와”, “예산 손실이 30조원 가까이 된다는데 너무 일 크게 벌어지는 거 아닌지” 등의 걱정도 나온다.

노조는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배분,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 폐지, 이들 요구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성과급의 경우 영업이익 15% 고정 배분이 안 될 경우 비율을 1~2%포인트(p) 낮추되 대신 기존 OPI 제도에 최대 50%를 주식으로 선택해 받을 수 있는 제도로서 OPI주식보상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 요구는 고수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노조가 정부의 제안마저 뿌리친 만큼,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발동 시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 경제에 어느 정도의 중대한 손실을 입힐지 여부에 대한 판단 여부가 관건”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국내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했을 때 긴급 조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우진 기자(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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