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기초단체장 무투표 당선, 수도권서 첫 사례

정당 경쟁 사라져 유권자 선택권 제한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험지’로 분류되는 경기 시흥에서 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임병택 현 시장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수도권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후보를 내지 못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정당 경쟁이 실종되면서 유권자의 선택권이 사실상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덕흠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3일 “시흥시장 후보는 추가로 공모하지 않았다”면서 무공천 계획을 밝혔다. 후보 등록은 오는 15일까지지만 이틀 동안 심사를 거쳐 공천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시흥에서는 지난달 28일 도내 30개 시·군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이 완료될 때까지도 시장 후보 신청자가 없었다. 지난 7일과 지난 11일까지 재차 진행된 재공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따라 임 시장이 국민의힘 후보와의 별다른 경쟁 없이 3선 시장에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무투표 당선자는 선거일 전까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선거일에 당선인으로 결정된다.

기초단체장 무투표 당선은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대구 중구와 달서구, 광주 광산구, 전남 보성군과 해남군, 경북 예천군 등 6개 선거구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지만 수도권에서는 아직 없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전북 군산·김제·부안을 지역을 무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도 경남 창녕군수 선거에서 후보자를 찾지 못해 성낙인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무투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창녕 지역은 지금까지 군수 선거에서 민주 진영 후보가 당선된 적이 한 번도 없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초 박태승 태원토목 설계사무소 소장을 창녕군수 후보로 단수 공천했으나, 이달 초 박 후보가 개인 사정으로 출마를 포기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정당 강세 지역에서 무공천 현상이 반복될 경우 지방선거의 본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방선거는 지역 현안과 후보의 정책 역량을 검증하는 장이지만 무투표 당선이 반복되면 유권자의 선택권은 제한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아무리 보수 험지인 시흥이라지만 수도권에서 무공천 사례가 나왔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양당 후보의 정책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유권자 선택의 폭이 제한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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