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구윤철 “파업 절대 안돼” 못 박아

파업시 반도체 수출·주식시장 등 연쇄 파장

“국민 경제 막대한 손실”…정부 결단 관심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노조원들이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노조원들이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정당성을 인정할 경우, 내년에 영업이익의 50%를 달라고 하면 막을 수 있겠습니까.”(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제도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파업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정부가 21년 만에 ‘긴급조정권’ 카드가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파업을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은 상황에서, 전문가들도 이번 사안이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만약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개별 기업의 수십조원 손실을 물론이고, 국내 수출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호황인 코스피도 충격 받을 수 있다. 노조 파업 예고일이 8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정부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부 장관, 산업부 차관으로부터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 결과를 보고받고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노사 간의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같은 날 오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렬과 관련해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어떠한 경우라도 원칙 있는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도록 끝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발동 요건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일 때, 그 규모가 크거나 성질이 특별한 것이어서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저할 때다. 국민경제와 공익에 미치는 파장이 일반적인 노사 갈등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판단될 때 적용되는 ‘최후의 수단’에 해당된다.

재계에서는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35% 안팎을 차지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긴급조정권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GDP가 0.78%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또 코스피 시가총액의 25.7%를 차지하고 있어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자본시장 전체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

주주들도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청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인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유례없는 국가적·경제적·산업적 위기를 고려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호소했다.

일단 긴급조정권 결정권을 가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긴급조정권을 발동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 주재의 노사 사후조정은 결렬됐지만, 노사간 자율교섭 등 추가 논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박지순 교수는 “이번 노사 갈등은 단일 기업의 문제로 보기엔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며 “삼성 반도체가 국내 수출의 30% 이상 차지한다. 삼성의 조업 중단은 공급망 전체 피해로 확산될 수 있고, 주식시장에 내재된 불안감도 증폭시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하는 것은 경영상의 문제다.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며 “여러 관점에서 볼 때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국민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는 개연성, 리스크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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