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6500~9500 전망
강세장엔 연말 1만선 가능성
현대차證, 최대 1만2000 언급
개미들, 조정·강세 판단 난항
삼전닉스따라 하루 수백p 급변
일부 증권사 상단만 제시키도
#. 30대 개인 투자자 A씨는 최근 국내 증시 흐름을 두고 “장을 보다 보면 정신이 멍해질 정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계좌 수익률은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코스피가 하루에도 수백포인트씩 출렁이는 장세가 반복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어서다. A씨는 “지수는 급등하는데 장중 변동폭이 너무 커서 지금이 정말 강세장인지, 단기 과열 구간인지 헷갈린다”며 “증권사 전망치도 계속 바뀌다 보니 오히려 투자 판단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어디까지 오를 수 있는지를 두고 증권가 전망치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연말 1만포인트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하지만 동시에 하단으로는 6000선도 제시된다. 상·하단 차이가 수천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시장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지면서, 증권사 전망치가 투자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기보다 ‘모든 가능성’을 나열하는 수준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극한 롤러코스터 장세에 개미는 혼란스럽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코스피가 구조적인 성장과 개혁 지속성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연말까지 코스피 예상 범위를 6500~9500으로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 목표치는 8500으로 잡았고,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연말까지 코스피 1만 돌파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약세장 시나리오 하단은 6000으로 제시했다. 시나리오 간 격차가 4000포인트다.
코스피가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자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국내 증권사들도 예상 밴드를 잇따라 수정하고 있다. 최근 JP모건은 코스피 기본 목표치를 9000으로, 낙관적 시나리오 목표치를 1만으로 높여 잡았다. 지난 4월 말 각각 7000, 8500으로 제시했던 수치와 비교하면 대폭 상향 조정이다. 골드만삭스도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8000에서 9000으로 상향했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현대차증권이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증시로의 자금 유입과 반도체 업종 이익 기대감 등을 반영해 코스피 밴드 상단을 1만2000으로 제시했다. 반면 하단은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지연 가능성을 반영해 6000으로 잡았다. 상단과 하단의 차이는 무려 6000포인트다.
최근 코스피 예상 밴드를 제시한 증권사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투자증권(6500~9250, 2750p), IBK투자증권(6500~9000, 2500p), 유안타증권(7600~10000, 2400p) 등이다. 이 외에 NH투자증권(9000), 삼성증권(8400), 신한투자증권(8600), LS증권(8000) 등 예상 밴드 대신 목표치만 제시한 곳이 대부분이다.
실제 시장 변동성도 극단적인 수준이다. 최근 코스피는 하루에 400포인트 이상 움직이는 장세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과 6일에는 2거래일 동안 11% 넘게 급등했고, 전날에는 하루 동안 570포인트가 움직였다. 이날 역시 장중 변동폭이 5%포인트를 넘나들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른바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KOSPI)도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이날 VKOSPI는 76.16을 기록했다. 지난 3월 9일(71.82)이후 약 2개월 만에 70선을 넘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지금이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국면인지, 아니면 구조적 강세장의 초입인지를 두고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투자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돼야 하는 증권사들의 코스피 예상 밴드가 갈수록 넓어지는 배경으로는 증시 방향성을 좌우하는 변수가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황과 외국인 수급, AI 투자 사이클, 미국 금리 경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지수 흐름이 단기간에 급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약 45%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두 종목의 주가 흐름에 따라 지수가 하루에도 수백포인트씩 움직이는 장세가 반복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의 지수 밴드는 각 하우스가 시장을 바라보는 접근 논리라고 볼 수 있다”며 “최근 지수 급등으로 잦은 밴드 수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 속도와 폭을 종합해보면 각 하우스만의 색깔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투자 원칙과 가장 잘 맞는 논리를 제시하는 하우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지나치게 넓은 예상 범위를 제시하거나, 아예 상단 목표치만 언급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예상 밴드를 제시하지 않고 최고치만 이야기하는 곳들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말 못하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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