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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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관련 금융감독원이 올린 1조4000억원 규모의 제재안에 금융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금융위가 금감원에 사실관계와 법리 적용을 다시 꼼꼼히 따져볼 것을 요구하며 안건을 되돌려보냄에 따라 향후 최종 과징금 규모가 대폭 쪼그라들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위는 13일 열린 제9차 정례회의에서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은행 및 증권사 제재 안건을 심의한 결과 금감원에 조치안 보완을 요청하며 반려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안건검토 소위원회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검토한 결과 금감원이 제출한 검사 결과 조치안 상의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및 법리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금감원에 이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반려 조치의 기저에는 금감원이 산정한 천문학적인 과징금 액수를 두고 당국 내에서조차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고심이 깔려 있다.

당초 금감원이 최초로 산정했던 ELS 사태 관련 과징금은 약 4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내부 논의를 거치며 지난해 11월 은행권에 사전 통보할 당시에는 절반 수준인 약 2조원으로 감경됐고, 올해 2월 제재안 의결 단계에서는 1조4000억원으로 몸집을 줄여 금융위로 공을 넘겼다.

하지만 법적 타당성과 현실성을 고려할 때 여전히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감원이 애초에 제재 수위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 이를 넘겨받아 최종 의결을 해야 하는 금융위의 정치적·법적 부담만 가중됐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융위의 보완 요구가 사실상 ‘과징금 대폭 감경’을 위한 명분 쌓기 및 법리 다듬기 수순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은 그동안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조 원대 규모의 선제적 자율배상을 진행해 왔다. 이미 막대한 재무적 손실을 감수한 금융사들에게 조 단위의 ‘징벌적 과징금’까지 덧씌울 경우, 이중 처벌 논란은 물론 대규모 행정소송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당국이 우려하는 것은 금융사들의 ‘자본 여력 축소’다. 대규모 배상과 과징금 납부로 인해 은행들의 자본건전성이 악화되면, 결국 기업 대출 등 실물 경제로 흘러가야 할 생산적·포용적 금융 자금줄이 마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제재하되 법리적 허점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자는 취지”라며 “금감원으로부터 조치안이 보완돼 올라오는 대로 신속하고 면밀하게 재검토해 최종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주형연 기자(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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