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윤 환수’ 오독에 직접 제동
증세·횡재세 아닌 세수 활용 의제
오해 해소된 반도체 대형주는 반등
靑·與 선 긋기로 장기 과제화로 남아
이재명 대통령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에서 촉발된 '인공지능(AI) 국민배당금' 논란을 직접 수습했다. 김 실장 발언의 핵심을 기업의 초과이윤 강제 환수가 아닌 세수 호조에 따른 '초과세수' 활용 방안으로 명확히 규정하며 논란을 일단락지었다. 전날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반등에 성공하며 주식시장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이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부 언론 보도를 지목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김 실장이 한 말은 AI 부문 초과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세수를 국민배당하는 방안 검토였다"며 "일부 언론이 발언을 편집해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민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주장했다는 음해성 가짜뉴스를 유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비난도 사실에 기반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해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초과이윤과 초과세수라는 용어가 혼용될 때 생길 수 있는 정파적 해석에 우려를 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파문의 핵심 쟁점은 재원의 조달 방식이었다. 김 실장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정치권과 재계는 정부가 반도체 기업의 이익을 인위적으로 빼앗아 배당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발언과 김 실장의 추가설명을 종합하면 이는 별도의 세목을 신설해 추가로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AI 관련 기업의 실적 호조로 법인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 걷힐 경우 그 추가분인 초과세수를 국민을 위해 환원하는 제도를 연구해보자는 취지다. 기업 이익의 '강제 분배'가 아닌 '국가 재정 운용'의 문제로 쟁점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청와대도 백브리핑을 통해 상황 정리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대통령께서 글을 올린 취지는 초과이윤과 초과세수라는 용어가 혼용될 때 생길 수 있는 정파적 해석과 왜곡 가능성에 우려를 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청와대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은 아니다. 정책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김용범 정책실장이 직접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주식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은 것은 애초에 해당 발언이 기업 가치 훼손과 무관했다는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00.86포인트(2.63%) 상승한 7844.0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7510선에서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상승 전환에 성공, 7840선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SK하이닉스는 장 후반 199만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7.68% 상승했다. 26만원 대로 밀려났던 삼성전자도 1.79% 오르며 2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논란이 됐던 국민배당금 관련 내용도 개인 의견으로 일축되며 분위기가 진정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장기적인 연구 의제로 넘겼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AI 국민배당금 관련 질문에 "솥뚜껑 먼저 열면 밥이 되기 전에 설익어 버린다"며 "학문적 성과에 의해서 이에 대한 현실 접목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면 취합하고 시간이 지나면 정책으로, 정책이 되면 법을 마련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으면서 국민적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윤정·김지영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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