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서울 강남권 전세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전세가 잠실 일대 대규모 입주와 정부의 규제 강화 메시지가 겹치며 올해 초 국민평형 기준 비강남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전고점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 특히 잠실 전세가가 상승하면서 주변인 서초와 강동 일대로 전세 가격 상승세가 전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네이버부동산과 지역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와 잠실르엘(1865가구) 전용면적 84㎡ 전세 호가는 최근 16억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3월 일부 매물이 10억원선에도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새 6억원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현재 중개업소에는 두 단지 전세 매물이 11억원대에도 일부 나와있지만, 이는 융자 비율이 과도하게 높거나 거주에 제약이 있는 특수 매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단지 모두 신규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잠실동 A공인중개소 한 관계자는 "현재 남아있는 저가 매물은 사실상 정상 물건이라고 보기 어려운 집"이라며 "실제 수요자들이 찾는 거래 가능 매물들은 가격이 이미 16억원 이상으로 올라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잠실 전세가 상승은 서초구 방배동 일대 신축 단지 전세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디에이치 방배(3064가구) 전용 84㎡ 전세 호가는 15억원대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 방배가 잠실보다 한 단계 낮은 입지로 평가받는 점을 고려하면, 전세 가격이 예상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강남3구 전세 가격은 서울 강북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같은 시기 강북 전역에서는 전월세 매물이 실종 수준으로 급감하며 전셋값 상승이 이어졌지만, 강남권에선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공급되며 가격이 조정을 받았다.

동시에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의 추가 규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전세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X(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 규제를 수시로 언급하며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후 매매가 하락 압력이 커졌고, 전세가도 함께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잠실 입주장이 끝나가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4일 기준) 송파구 전세가는 전주 대비 0.49%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전세가가 급등했던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치다. 같은 시기 서초구 전세가도 0.24% 상승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 것이란 전망이 전세 수요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방배동 B공인 관계자는 "잠실 전세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방배 신축 단지 전세 가격도 기존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며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란 불안이 시장에 자극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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