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재 대상 루비오, 트럼프와 방중…이름 표기 변경 ‘외교적 해법’ 주목

마코 루비오(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연합조보 캡처]
마코 루비오(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연합조보 캡처]

미국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중국의 제재 대상 신분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미리 루비오 장관의 중국어 이름 표기를 바꿔 사실상 외교적 ‘출구’를 마련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12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베이징으로 향했으며, 루비오 국무장관도 수행단에 포함됐다. 루비오 장관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비오 장관은 미 상원의원 시절 홍콩 민주화 시위 탄압과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 등을 강하게 비판해 중국 정부로부터 두 차례 제재를 받은 인물이다. 중국의 제재에는 일반적으로 입국 금지 조치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방중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루비오를 국무장관으로 임명한 뒤 중국 측은 그의 중국어 이름표기를 기존 ‘卢比奥’(로비오)에서 ‘鲁比奥’(로비오)로 변경했다.

두 한자 모두 중국어로는 ‘루비아오’로 읽는다. 발음은 같지만 한자가 달라 과거 제재 대상과 현재 국무장관 신분을 구분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제재는 루비오가 상원의원 시절 중국 관련 발언과 행동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외교부도 유사한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쿠바계 미국인인 루비오 장관은 대표적인 대중 강경 인사로, 중국 기업 제재 법안 추진과 인권 문제 제기에 앞장서 왔다. 다만 국무장관 취임 이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계 관리 기조에 맞춰 일정 부분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방중길에 오른 루비오 장관의 복장도 논란이 됐다.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촬영된 사진에서 그는 나이키의 회색 ‘테크 플리스’ 트레이닝복을 착용했는데, 이는 과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당시 착용 의상과 유사해 ‘마두로 체포룩’으로 불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온라인에서는 도발적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누리꾼은 루비오 장관이 중국 제재를 조롱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으며, 친중 성향 매체들도 비판적 반응을 내놓았다.

백악관 측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루비오 장관의 방중 일정은 미중 정상회담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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