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등 여파로 비용 급증

예산압박에 전력화 2~3년 지연 가능성

첫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개발 사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후속 양산 비용이 당초 계획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과 환율 급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이 겹치면서 전력화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 방위사업청이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F-21 후속양산(80대) 사업 비용은 총 18조4422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이는 2024년 8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국방중기계획을 의결할 당시 추산한 14조2440억원보다 4조1982억원(29.5%) 증가한 수준이다.

방사청은 후속 양산 예산 확정을 위해 올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총사업비 심층 검토를 의뢰했으며, 지난 3월 이 같은 결과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증가 배경으로는 공대지 무장 강화에 따른 추가 예산과 함께 글로벌 물가 상승, 환율 증가, 공급망 불안정 등 복합적인 요인이 꼽힌다.

후속 양산 사업의 최종 예산은 기획예산처 협의를 거쳐 연내 확정될 예정이다.

KF-21 사업은 공대공 전투 능력 중심의 '블록(Block)-Ⅰ' 40대를 우선 양산하는 최초양산 사업과 국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등을 탑재한 '블록-Ⅱ' 80대를 생산하는 후속양산 사업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당초 군은 2026~2028년 KF-21 블록-Ⅰ 40대를 먼저 전력화하고, 2029~2032년 블록-Ⅱ 80대를 추가 도입해 총 120대를 운용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산 부담이 커지면서 전력화 일정 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방사청은 현재 공군과 함께 KF-21 전력화 시기를 기존 계획보다 늦추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양산 물량 40대는 기존보다 약 1년 늦은 2029년까지 전력화를 완료하고, 후속양산 물량 80대는 2034~2035년까지 마치는 방안이 거론된다.

KF-21은 공군의 노후 전투기인 F-4와 F-5를 대체할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공군 역시 KF-21 도입 일정에 맞춰 기존 노후 기종 퇴역 계획을 조율해왔다.

이미 양산에 돌입한 KF-21 블록-Ⅰ 사업 역시 비용 증가를 피하지 못했다.

2024년 8월 국방중기계획 당시 최초양산 40대 비용은 7조9281억원으로 추산됐지만 이후 총사업비 조정을 거쳐 8조3833억원으로 확정됐다. 기존 계획보다 4552억원 증가한 것이다.

방사청은 환율과 물가 상승, 소요 구체화에 따른 비용 현실화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 시작된 KF-21 체계개발 사업 예산은 총 8조8142억원 규모다. 여기에 양산 비용 약 26조8000억원과 향후 30년간 운용유지비 약 26조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KF-21은 통합 전자전 체계를 갖춘 4.5세대 전투기로 최대 속도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 2900㎞, 무장 탑재량 7.7톤의 성능을 갖췄다. 향후 성능 개량을 통한 스텔스 성능 도입까지 고려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KF-21 개발을 통해 한국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에 이름을 올렸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가 지난 4월 15일 경남 사천 제3훈련비행단에서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가 지난 4월 15일 경남 사천 제3훈련비행단에서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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