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지의 고등법원에서 “남녀를 구분하는 현행 호적법 제도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왔다. 현행법이 법 앞에 평등을 정한 헌법 14조의 취지에 저촉되므로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오사카고등재판소(고법)는 자신의 성별을 남성이나 여성 어느 쪽으로도 규정하지 않는 ‘논바이너리(non-binary)’ 당사자가 호적상 성별 표기를 정정해달라고 낸 가사심판에서 이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지난 8일자 결정에서 “현행 호적 제도는 남성과 여성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성 정체성을 가진 국민의 존재를 전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성 자아정체성에 따라 법령상 성별 취급을 받는 것은 중요한 법적 이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적상 성별 표시 방식을 변경할 수단이 없는 현 상황은 ‘LGBT 이해증진법’의 기본 이념에도 반한다”고 판시했다. LGBT 이해증진법은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적이 교토인 신청인은 출생신고 당시 여성으로 등록됐으며, 호적에는 ‘장녀’로 기재됐다. 일본의 호적 체계는 부모와의 관계를 ‘장남’이나 ‘장녀’ 등 성별을 구분해 기재한다.
이에 신청인은 성별 표기를 포함하지 않는 ‘둘째 자녀(第二子)’, 또는 ‘자녀(子)’ 등으로 변경해 달라고 교토가정재판소에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즉시 항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실제 정정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청인 측은 정정 신청 기각에 불복해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에 특별항고할 방침이다.
양호연 기자(hy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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