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대 ‘땜질식 개정’ 팽팽 논란 도돌이표

"기득권 대신 변화 필요"에 "안정성 훼손 땐 농업인 피해"

농협중앙회장 직선제와 정부 감독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가 우여곡절 끝에 12일 열렸지만 찬반이 부딪힌 자리가 되고 말았다.

국회는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위에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당초 지난 7일로 예정됐다가 농업인들의 반발로 5일 늦춰 이날 개최했지만 접점을 찾아가지 못했다.

국회 다수 의석을 점유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농심'을 살피면서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는 말이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은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에선 농협이 인사 문제 등과 관련해 고강도 개혁안을 내놓는 등 스스로 메스를 들이댄 것이 전체 조합장의 공감대를 얻었고, 국회 주도의 개혁 추진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찬성 측은 농협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고, 반대 측은 문제 원인에 대한 진단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법 개정 시 농협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찬성 측 의견 진술에 나선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 3자적 시각으로 보면 농협은 과거 20∼30년 동안 발전해 왔던 다른 부문의 지배구조나 통제장치와 다르게 발전이 안 된, 그래서 뒤처진 곳"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조합원과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농협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농협의 미래는 기득권의 유지가 아니라 농업인과 조합원을 위한 변화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경호 농업제도정책연구원장은 "견제와 감시가 작동하지 않는 조직에서의 자율성은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는 방패막이로 변질할 수 있다"며 "(농협 개혁안은) 무너진 내부 통제 장치를 정상화하는 조치"라고 규정했다.

이에 맞서 반대 측은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반대 측 의견 진술자인 이선신 한국법치진흥원 이사장은 "임기응변적 땜질식 법 개정은 법체계와 내용의 정합성을 저하하고 안정성을 훼손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이 이사장은 "농협이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인정한다"면서도 "원인이 제도의 잘못에서 온 것인지, 운영의 잘못이나 사람의 잘못에서 온 것인지를 명확히 진단한 다음에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진산 농협중앙회 미래전략연구소 국장은 "법체계의 정합성과 기본 원리, 안정성에서 벗어난 개정은 사회적 혼란과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농협은 그 기능과 역할이 위축돼 농업, 농촌과 농업인에 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국회는 농협중앙회장 등을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이 나오자 농협개혁 입법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농·축협 조합장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강하게 분출되는 상황이다. 이에 농협은 지난 7일 인사 추천 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인사권 독립 강화를 위한 자체 개혁에 착수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은 "(법 개정 논의를) 조합원들이라든지 지역농협에 도움 되는 것에 (먼저) 접근했으면 수용성이 높기도 하고 효능감이 더 있었을 것 같다"며 "민감한 부분들을 먼저 처리하다 보니 걱정들이 좀 많았던 것 같다"고 지적해 여러 해석을 낳았다.

세종=송신용 기자 ssysong@dt.co.kr

12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농업협동조합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가 국민의힘 농해수위원들의 불참 속에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농업협동조합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가 국민의힘 농해수위원들의 불참 속에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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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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