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억 미지급 수당 사태…“빠른시일 내 해결 기대”

성실 상환 저신용자…불리한 금리 체계도 손본다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업은행 제공]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업은행 제공]

“과거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설립된 상록수 지분과 관련해 이미 암묵적으로 양도(매각)에 동의한 상태다. 국책은행으로서 굳이 해당 지분을 보유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조속히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겠다.”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장기연체채권 유동화전문회사 ‘상록수’ 지분 문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상록수 지분 매각 공식화…“국책은행이 보유할 이유 없어”

상록수(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는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신용불량자의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기업은행(지분 10%)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유동화전문회사(SPC)다. 지분은 신한카드가 30%, 하나은행·기업은행·우리카드가 각 10%,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가 각 5.3%, 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대부업체 3곳이 각각 10%씩 보유 중이다.

이 지분을 바탕으로 금융사들이 지난 5년간 420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은 사실이 전해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후 서민 부실채권으로 금융사들이 잇속을 챙겼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그 직후 신한카드, 우리은행, 기업은행이 연달아 채권 매각을 결정하며 사태 진화에 나선 것이다.

장 행장은 수년간 이어져 온 830억원 규모의 직원 수당 미지급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그는 “공사 간 합의 이후 금융위원회 승인 절차 등이 남아 있어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도 “계속 협의 중인 만큼 빠른 시일 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용금융은 전 주기 지원”…저신용자 금리 체계 손질 검토

현행 신용평가·금리 체계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 금융 소비자 관점에서 합리적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는 “단순하게 낮은 금리의 자금을 공급하는 것만이 포용금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소비자가 자금을 지원받은 후 생기는 문제까지 전 주기에 걸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장 행장은 “A등급 차주와 저신용등급 차주가 3년 동안 동일하게 이자를 제때 상환했다고 가정하면 저신용자가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하게 된다”며 “똑같이 상환했음에도 저신용자 입장에서는 불리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은행은 성실 상환 차주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신용등급 외 금액별로 차등화된 금리를 적용하는 방안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장 행장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현재 3개월 이상 연체 시 최대 60%까지 상각(탕감)을 진행하고 있는데 소액대출인 경우에는 이 상각 범위를 좀 더 넓혔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 둔화와 금리 부담으로 중소기업 연체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서는 정책금융 역할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 행장은 “현재까지 연체율 자체에 큰 변화는 없지만 물가 충격이 지속되면 2~3개월 뒤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연체 기업에 대한 강화 조치보다는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으로서의 수익성 확보 방안도 언급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공공성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대손충당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적립해야 하는 구조다.

그는 “은행은 설립 취지에 맞는 정책적 역할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며 “부족한 수익성은 비은행 자회사 비중 확대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당부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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