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의무 한시 완화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규제를 완화한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수할 경우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 계약 종료 때까지 미룰 수 있도록 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이후 거래 위축 우려가 커지자, 토허구역 매물을 시장에 더 끌어내기 위한 보완책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방안을 발표했다.

토허구역에서는 집을 사면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안에 입주해 2년 동안 살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허구역으로 묶이면서 세입자가 사는 집은 거래가 쉽지 않았다.

정부는 앞서 다주택자가 파는 주택 가운데 세입자가 있고, 매수자가 무주택자인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종료 때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왔다. 반면 토허구역의 비거주 1주택자는 같은 상황에서도 실거주 유예 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매도 물량을 늘리기 위해 대상 확대에 나섰다. 이날 기준 세입자가 있는 토허구역 주택은 다주택자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 때까지 미룰 수 있게 된다.

계약 기간에 따라 길게는 2028년 5월 11일까지 입주를 늦출 수 있다. 다만 올해 12월 31일까지 관할 관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허가 이후에는 4개월 안에 소유권 이전등기 등 주택 취득 절차도 마쳐야 한다.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되는 전입신고 의무도 면제된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가 발표일 현재 세입자가 있는 주택만 대상으로 하는 만큼 새로운 갭투자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거주를 유예받더라도 임대차계약이 끝나면 입주해 2년 동안 실제 거주해야 하는 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국토부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13일 입법예고한 뒤 이달 중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실거주 유예 신청도 가능할 전망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실거주 유예 확대는 갭투자 불허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행되는 것"이라며 "매도자 간 형평성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물론, 세입자가 있어 매도를 고민하던 이들도 더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12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연합뉴스]
12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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